성남 이야기 68

남한산성의 도무지 형벌의 현장

'도저히 어쩔 도리가 없는'이라는 뜻을 가진 '도무지'는 끔찍한 형벌인 '도모지'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도무지는 옛날 조선시대에 사사로히 행해졌던 형벌 도모지(塗貌紙)에서 비롯되었다. 물에 묻힌 한지를 얼굴에 몇겹으로 착착 발라 놓으면 종이의 물기가 말라감에 따라 서서히 숨을 못쉬어 죽게 되는 형벌이다. 1860년 경신박해 때 체포된 오치문이란 사람이 울산 장대로 압송된 뒤 도모지형으로 죽었다는 기록이 있다. 천주교 기록에 "순교 당시 그는 얼굴을 한지로 덮은 채 물을 뿌림으로써 숨이 막혀 백지사형(白紙死:일명 도모지형)벌을 받았는데, 무의식 중에 혀를 내밀어 물묻은 한지를 뚫자 군사들이 그 구멍을 막아 질식시켰다." 고 나와 있다. 이보다 늦은 기록으로는 1866년 12월 8일 남한산성에서 순교한 ..

골안사

분당구 구미동에 가면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산이 있다. 바로 불곡산이다. 하지만 불곡산은 이름이 없었고 불곡사라는 절만 있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공수부대의 훈련이 많았는데, 하루는 공수부대 지휘관이 불곡사에서 잠시 쉬자닥 스님에게 "군 지도상에는 이 산의 이름은 없고 오직 불곡사라고 표시되어 어려움이 있습니다." 라고 하니, 스님이 "불곡사가 있는 산이니 불곡산이라고 하지요." 라고 하여 분당 신도시가 개발되고 나서도 '불곡산'이라 불리우게 되엇다. 이 산의 이름을 정한 불곡사 스님이 현재 골안사 주지스님이신 성오스님이시다. 이후 성오스님은 분당이 개발되면서 지역 명칭이 사라질 것을 아쉬워하면서 사찰 이름을 '골안사'라 하였다고 한다. 250년 된 사찰이지만 창건기는 전하지 않는다. 지금은 대웅전 법당..

성남 이야기 2021.01.27

남한산성을 건설한 벽암각성선사와 장경사

충북 보은에 한 이름없는 선비가 살고 있었다. 선비는 벼슬은 하지 않았으나 학문과 덕이 높아 고을 사람들은 그를 보통 김생원이라 했다. 생활은 넉넉하지 않아 농사도 짓고 부인은 빨래와 같은 허드렛일을 하였다. 생원의 내외는 비록 가난하지만 원망하지 않고 시간이 날 때마다 학문에 힘썼다. 생원의 부인 박씨도 시서예악 (詩書禮樂)에 깊은 조예가 있었다. 결혼한 지 10여 년 지나도 아이가 없었다. 부인 박씨는 법주사 부휴선사를 찾아뵙고 조그마한 지장조살상 한 분을 모시고 집에 돌아와 아침 저녁으로 기도를 올렸다. "지장보살님 ! 지장보살님께서는 영험하시니, 저희 부부에게 자식 하나만 점지해 주십시오.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없지만, 아들이면 더욱 더 좋은 것입니다. 지장보살님 저희에게 가피를 주옵소서...." ..

성남 강정일당선생(아내의 잔소리)

『정일당유고 (靜一堂遺稿 )』 「척독 (尺牘 )」에 보면 강정일당선생이 남편 윤광연에게 잔소리하는 것이 실렸다. 잔소리는 누구에게 듣건 싫은 것이지만... 원래 세 여자의 말을 잘 들으면 인생이 잘 풀린다고 했는데, 그 중에 한 사람이 바로 안사람이다. 아마 강정일당 선생도 남편 윤광연이 다른 사람들에게 나븐 이미지로 비쳐질까 걱정하면서 잔소리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블방을 찾으시는 분들도 안사람의 말을 잘 들어 평안한 가정을 이루시기를... 조금 전에 밖에서 돌아오실 때 아무개의 집에 들르셨다는 것 같던데, 그것이 사실인지요? 그 집이 본래는 사대부 집안이라도 지금은 술을 팔고 있습니다. (내외술집으로 추측됨-사대부집에서 살림이 어려워 사대부 집안의 전통 음식을 안주로 술과 함께 팔았는데, 주모나 종업원..

성남 이야기 2020.09.04

강정일당

강정일당(姜靜一堂)은 정조-순조 년간 활동했던 여성이자 성리학자이다. 충청도 제천 근우면 신촌에서 영조 48년(1772)에 외가에서 출생하였다. 본관은 진주이고, 세조 때 공신인 강희맹의 13대손이다. 조부인 강심환과 부친인 강재수가 일찟 세상을 떠난 집안이 어려웠다. 어머니는 성리학자 권상하의 동생인 권상명의 현손이다. 어머니 권씨의 태몽에 ‘돌아가신 친정어머니가 옆에 함께 온 사람을 가리키며 “여기에 덕을 갖춘 사람이 있으니 이제 너에게 부탁한다.”는 말을 하고 사라지는 꿈이었다. 그래서 이름을 태몽에 따라 ‘지덕(至德)’이라 지었다 . 정일당은 1791년 20세에 윤광연과 혼인했지만, 윤씨 집안도 어려워 3년 후에나 들어갈 수 있었다. 시아버지는 정일당을 보고 매우 만족해하며 “우리 가문이 부흥하겠..

운중천의 산책로

분당 판교를 가로지르는 하천이 운중천이다. 운중이라는 이름은 이 지역이 국사봉밑에 해당하며, 뫼룬, 머루니, 산운과 그 중간 마을을 합하여 운중동이라 부르게 된 것에 유래하여 운중천이라 하였다. 청계산에서 시작하여 탄천에 합류하는 지점까지 길이 8킬로미터이다. 날이 덥고 코로나로 답답한 요즈음, 운중천에 테크로 만들어진 산책로는 시원함 그 자체이다.

성남 이야기 2020.06.16

이매동 순명의사창의비

이매동 농업기술센터 정문 입구 우측에는 '순명의사창의비'가 있다. 6.25전쟁 때 돌마면(오늘날 이매동, 사현동, 율동, 야탑동, 분당동, 수내동, 여수동, 정자동, 도촌동, 하대원동) 지역 주민들이 '의사단(義死團)'이라는 단체를 결성하고 이 땅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것을 영원히 잊지않기 위해 세운 비석이다. 1950년 11월에 비석이 세워진 것으로 보아 1950년 6.25전쟁이 일어나 의로운 죽음을 결심하고 40명 정도로 의사단을 결성해 전투에 참여했다가 28명의 희생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 비석의 앞면 가운데에는 '순명의사창의비(殉命義士彰義碑)'라 쓰고, 양 옆으로 한문으로 4자 12행의 추모시가 새겨져 있다. 북쪽 오랑캐가 미쳐 날뛰니/도처에서 이리저리 뒤집어지고/ 국민들이 도탄에 빠져..

성남 이야기 2020.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