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역사문화사전/24절기 31

오늘은 입동(入冬)

입동은 24절기 중에선 19번째 절기로 양력으로는 11월 7일 또는 8일 무렵에 해당된다. 서리가 내리는 상강과 눈이 내리는 소설 사이의 절기이다. 입동은 겨울의 시작이요 겨울의 입구라 하겠다. 이즈음에 물이 얼기 시작하고 동물들은 겨울잠에 빠져든다. 제주도에서는 입동에 날씨가 추우면 ‘그해 겨울은 바람이 심하게 분다’는 속설처럼 그해 겨울의 날씨를 예측하기도 한다. 경남에서는 입동에 날아오는 갈까마귀의 흰 뱃바닥이 보이면 이듬해 목화 농사가 잘 된다고 믿었다고 한다. 무 뿌리로 그 해 겨울 날씨를 점치기도 했는데, 김장용 무를 수확할 때 뽑은 무의 뿌리가 길면 그해 겨울이 춥고 짧으면 따뜻하다고 믿었다. 이는 무도 추위를 견디기 위해 뿌리를 길게 내릴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또 입동에는..

오늘은 상강(霜降)

24절기의 하나로 서리(상:霜)가 내릴(강:降) 때가 되었음을 알리는 상강이다. 한로와 입동 사이에 위치한 가을의 마지막 절기이다. 된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이 무렵에는 농촌에서는 한해 농사의 마무리로 바쁜 수확의 계절이다. 〈농가월령가〉에 보면 “들에는 조, 피더미, 집 근처 콩, 팥가리, 벼 타작 마친 후에 틈나거든 두드리세……”라는 구절이 보인다. 노래에 나오는 것처럼 상강 무렵엔 수확할 곡식들이 사방에 널려 있어 일손이 부족할 시기이다. 우리 속담에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빈다.", "가을 들판에는 대부인(大夫人) 마님이 나막신짝 들고 나선다."라는 말이 있는데, 쓸모없는 부지깽이도 필요할 만큼 바쁘고 존귀하신 대부인까지 나서야 할 만큼 수확을 마무리하기에 바쁨을 나타낸 말들이다. 상강이 지나면..

오늘은 추분

백로(白露)와 한로(寒露) 사이에 있는 24절기의 하나인 추분(秋分)은 양력 9월 23일을 전후로 음력으로는 대개 8월에 든다. 이날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져 이후 점차 밤이 길어지면서 가을이 깊어진다. 추분이 지나면 춘분보다 기온은 높지만, ‘추분이 지나면 우렛소리 멈추고 벌레가 숨는다’라는 속담처럼 천둥이 멎고 벌레는 땅속으로 숨는다. 건조해지면서 물이 마르기 시작하나 태풍이 오기도 한다. 이때 보리와 밀을 제외한 벼, 콩, 팥, 메밀 등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목화를 따고 고추도 따서 말리며 그 밖에도 잡다한 가을걷이 일이 있다. 가을걷이는 곡식을 거두어들이기 위해 이삭이나 열매를 따거나 곡식이나 열매를 말리고 알곡을 떨어내는 전 과정을 말한다. 호박고지, 박고지, 깻잎, 고구마순도 이맘때 거두고 산..

오늘은 백로(白露)

흰 백, 이슬 로. 흰 이슬이란 뜻이다. 백로를 전후한 시기에 밤에 기온이 떨어져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꽃잎 등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나온 이름으로 ‘첫 이슬’이라 하겠다. 백로는 절기상으로 처서(處暑)와 추분(秋分) 사이에 있다. 조석(朝夕)과 낮의 기온차가 커지며 매미 소리는 사라지면서 귀뚜라미가 울며 본격적인 가을을 알린다. 습한 여름 기운이 사라지면서 하늘은 높고 푸르며 곡식이 잘 익는다. 오죽하면 속담에 ‘백로가 지나서는 논에 가볼 필요가 없다.’라고 했을까? 즉 벼가 백로가 지나면 수확할 시기만 남았기에 논에 가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중국 사람들은 백로에서 추분가지의 시기를 5일씩 삼후(三侯)로 나누어, 초후에는 기러기가 날아오고, 중후에는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며, 말후에는 모든..

망종

망종(芒種)은 절기상으로 소만(小滿)과 하지(夏至) 사이에 들어 있어, 보통 음력 5월, 양력으로는 6월 6일 현충일 무렵이다. 망종의 속담 중에는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 “햇보리를 먹게 될 수 있다는 망종”,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되는 망종이요.” 이 있다. 망종은 “발등에 오줌 싼다.”라고 할 정도로 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이다. 장마철이 시작되기도 하여 비가 자주 내려 모내기에 적합하다. 요즈음 모내기는 이미 마칠 시기이다. 망종의 풍습으로는 ‘망종보기’와 ‘보리그스름’ 등이 있다. ‘망종보기’는 망종이 음력 4월이냐, 5월이냐로 그 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것이다. 즉 망종이 음력 4월이면 보리농사가 잘 되어 빨리 거둘 수 있으나, 5월이면 보리농사가 늦어 망종..

오늘은 청명

청명과 식목일 청명은 24절기 중 다섯 번째 절기로써 봄철에 해당되는 절기이며, 매년 4월5~6일경으로 2023년은 4월 5일이다. ‘청명(淸明)’ 이란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뜻이다. 우리 조상들은 한 해에 네 번 성묘를 했는데, 봄에는 청명, 여름에는 중원(中元, 7월 15일), 가을에는 한가위, 겨울에는 동지였다. 제주도 에서는 청명이나 한식은 지상에 있는 신들이 하늘로 올라간 날이어서 특별히 택일을 하지 않고 산소를 돌보거나 이장을 해도 좋다고 했으며, 이 날이 손 없는 날이라 이장이나 비석세우기, 집고치기 등 어떠한 일을 해도 좋다고 했다. 의 기록에 따르면 ‘청명에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쳤다. 임금은 이 불을 정승, 판서, 문무백관 3백60 고을의 수령에게 ..

24절기 중 춘분

天時忽忽到春分(천시홀홀도춘분) 東北都無吉語聞(동북도무길어문) 山雨溪風渾漫興(산우계풍혼만흥) 不如終日醉醺醺(불여종일취훈훈) 세월은 문득 흘러 춘분 절기 왔어도 동북엔 좋은 소식 들려옴이 전혀 없네 산속 비 계곡 바람 부질없는 흥취이니 온종일 술에 취해 지냄이 더 낫구나 조선 중기 문신 이정암(李廷馣)의 한시 ‘춘분’이다. 이제 다음 주면 춘분이다. 완연한 봄인 듯 하지만, 음력으로는 아직 2월이라 추위가 완전히 물러나지 않고 꽃샘추위가 오기도 하며 눈도 내리기도 한다. 그래서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 '이월 바람에 검은 쇠뿔이 오그라진다', '2월 바람에 김칫독 깨진다'와 같은 속담이 있을 정도다. 춘분을 전후해 농촌에서는 물꼬를 손질해 물을 가두고, 논밭에 뿌릴 씨앗 종자를 고르는 등 본격적인 ..

3월 6일, 경칩

경칩은 겨울잠을 자고 있던 개구리와 벌레들이 깨어나는 시기로 24절기 가운데 세 번째 절기이다. 놀랠 '경(驚)' 대신에 열 '계(啓')를 써서 '계칩'이라고 했다가, 중국 전한의 6대 경제의 이름이 유계(啓)이기에 피휘를 하여 경칩으로 바꿨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따듯한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이기에 모든 동식물이 화사한 봄기운에 웅크렸던 몸과 마음이 깨어나 움직이기 시작하는때였으므로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하는 시기이다. 에 의하면 '우수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춘분에는 올벼를 심는다고 하였듯이, 우수와 경칩은 새싹이 돋는 것을 기념하고 본격적인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절기' 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경칩 이후에는 갓 나온 벌레 또는 갓 자라는 풀을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불을 ..

오늘은 대설

24절기 가운데 스물한번재에 해당하는 절기인 대설은 일년 중 가장 눈이 많이 내린다고 하지만, 중국 화북지방의 계절을 반영했기에 우리나라는 많은 눈은 오지 않고 있다. 음력 11월이먀 양력으로는 12월 7,8일 경으로 서양에서는 추분부터 대설까지를 가을이라고 생각한다. 대설에 눈이 많이 오면 이듬해 풍년이 든다고 했고, 눈이 많이 와 보리밭을 이불처럼 덮어주면 보리 뿌리가 얼지 않아 보리가 풍년을 이루니 맞는 말이기도 하다. 농민들에게는 일년을 마무리하면서 내년 농사를 준비하는 시기이고, 이날 콩으로 메주를 쑤어 다음 해 담글 장을 준비하며(대설에 메주를 쑤면 맛이 최고라고 했다) 빈혈을 예방하고 콜레스테놀을 줄여주는 굴은 바다에서 나는 우유로 제철음식이다. 목에 좋으면서 기침과 사래를 삭이며 설사를 멈..

오늘은 소설(小雪)

24절기 중 스무번째 절기인 첫 눈이 온다는 ‘소설(小雪)’은 양력으로 11월 22일경이다. 음력으로는 10월이며, 겨울의 시작인 입동(立冬)에서 15일이 지나고 큰 눈이 온다는 '대설'은 15일 후이다. 눈이 내린다는 것은 추위의 시작이기에 겨울채비를 서둘러야 한다. 특히 겨울양식 중 제일 중요한 김장을 담가야 한다. 또한 겨울철에 먹기위한 시래기를 매달고, 무말랭이나 호박을 썰어 말리며, 목화솜을 따서 옷을 만들기 위한 기본 작업을 해놓는다. 지금이야 소를 먹이기 위한 짚을 둥글게 비닐로 싸서 보관하지만, 옛날에는 짚을 비나 눈이 맞지 않는 곳에 쌓아두었다. 이 즈음 평균 기온은 5도 이하이지만, 한겨울이 아니어서 햇볕 아래에 있으면 따듯함이 들기에 '소춘(小春)이라 부르기도 했다. 기온이 갑자기 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