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역사문화사전/24절기

24절기, 소만에 봉숭화물을 들였다면서요?

윤의사 2012. 5. 20. 09:00

小滿(소만)이면 온 세상의 나무가 더 이상 자람을 중지하고

녹색이 짙어진다.

‘녹음방초승화시(綠陰芳草勝花時)’라고 했던가?

본격적인 초여름으로 접어드는 소만에는

사람들은 나무 그늘을 찾아 나선다.

‘푸른 나무 그늘과 향기로운 풀이 꽃보다 더 좋고 아름다울 때라’

바로 소만 이후를 말한다.

 

소만이 되면 잡초들도 생명을 다한다.

냉이도 이때쯤이면 말라버리고,

감자도 꽃이 피면서 서서히 잎이 마른다.

농민들은 더욱 바쁜 계절이다.

바로 모내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보릿고개로 힘든 시기에

모를 낸다고 하는 것이 농민들에게는 작은 희망일 것이다.

그래서 ‘소만(小滿)’이라고 한 모양이다.

 

소만의 풍습은 봉숭화물을 들이는 것이다.

빨강색의 봉숭화물은 귀신의 접근을 막아준다고 믿었다.

이때 들인 봉숭화물이 첫눈이 내릴 때까지 남아 있으면

첫사랑을 만난다고도 한다.

풋보리를 불에 살짝 그슬려

밤이슬을 맞힌 다음 먹으면 병이 나으며,

밀의 껍질을 벗긴 후 통밀의 알갱이를 껌처럼 씹기도 했다.

‘소만(小滿)’이라는 말처럼

작은 만족을 느끼며

녹음이 짙어가는 초여름의 길목에서

자연의 기운을 받아 한해를 건강하게 사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