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역사문화사전/24절기

24절기, 백로에는 무슨 일을 했을까?

윤의사 2012. 9. 8. 11:59

어제(7일)는 ‘흰 이슬이 맺힌다’는 ‘백로(白露)’이다.

24절기 중 15번째로 처서(處暑)와 추분(秋分) 사이에 끼어 있다.

백로는 가을에 접어든다는 입추(立秋)가 지난 지 정확히 한 달 된 날이다.

 

백로 이후에는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나뭇잎에 이슬이 맺힌다고 한다.

이제 완연한 가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이다.

 

장마가 지나간 후라 백로 무렵에는 하늘은 높고 파랗다.

하지만 요즈음은 기상이변으로 태풍과 해일로 인한 피해가 심심치 않다.

 

제주도 속담에 ‘백로전미발(白露前未發)’ 이라는 말이 있다.

‘이때까지 패지 못한 벼이삭은 쓸모없다’는 말이다.

 

또한 백로 전에 서리가 오면 농작물이 시들고 말라버리는 것으로 생각했다.

충청남도에서는 늦게 심은 벼이삭이 백로 이전에 이삭이 패어야 그 벼를 먹을 수 있고,

백로가 지나도록 이삭이 패지 않으면 그 나락은 먹을 수 없다고 믿었다.

 

경상남도에서는 백로 전에 패는 벼는 잘 익고,

그 후에 패는 것은 쭉정이가 된다고 했으며,

백로에 벼 이삭을 살펴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했다.

 

농민들은 백로 전후에 바람이 불면 흉년으로 생각했다.

바로 고개가 무거운 벼가 쓰러지거나,

늦게 벼를 심은 곳에서는 벼꽃이 떨어져 나락이 여물지라도 색깔이 검게 되기 때문이다.

 

옛 사람들은 백로가 7월에 들면 오이나 참외가 풍년이고,

8월 백로에 비가 오면 대풍(大豊)이라고 생각했다.

경상남도 섬 지방에서는 “8월 백로에 비가 오면 십리 천석을 늘린다.”라는 말이 전하면서

비가 오는 것을 풍년의 징조로 생각했다.

 

백로 무렵이면 잠시 농사를 쉴 때였기에

부녀자들은 친정을 방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