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이야기/남한산성

남한산성의 도무지 형벌의 현장

윤의사 2021. 1. 29. 11:25

'도저히 어쩔 도리가 없는'이라는 뜻을 가진 '도무지'는 끔찍한 형벌인 '도모지'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도무지는 옛날 조선시대에 사사로히 행해졌던 형벌 도모지(塗貌紙)에서 비롯되었다.

물에 묻힌 한지를 얼굴에 몇겹으로 착착 발라 놓으면

종이의 물기가 말라감에 따라 서서히 숨을 못쉬어 죽게 되는 형벌이다.

1860년 경신박해 때 체포된 오치문이란 사람이 울산 장대로 압송된 뒤 도모지형으로 죽었다는 기록이 있다.

천주교 기록에

 

"순교 당시 그는 얼굴을 한지로 덮은 채 물을 뿌림으로써 숨이 막혀 백지사형(白紙死:일명 도모지형)벌을 받았는데,

무의식 중에 혀를 내밀어 물묻은 한지를 뚫자 군사들이 그 구멍을 막아 질식시켰다."

 

고 나와 있다.

이보다 늦은 기록으로는 1866년 12월 8일 남한산성에서 순교한 천주교인들에게

당시 남한산성의 광주유수가 도배형, 또는 도모지라고 부르던 백지사형을 집행했다는 기록이 있다.

 

 

도무지 형으로 순교한 순교성지

 

남한산성 성당

 

또 황현이 고종 원년(1864)부터 융희 4년(1910)까지의 역사를 기록한 책인 매천야록(梅天野錄)

 

 

"대원군 시대에 포도청의 형졸들이 살인하기에 염증을 느껴 백지 한 장을 죄수의 얼굴에 붙이고 물을 뿌리면 죄수의 숨이 막혀 죽곤했는데, 이를 '도모지'라 한다"

 

고 기록되어 있다.

얼굴에 물을 묻힌 종이를 씌웠기에 어쩔 수 없이 죽음을 맞이하였으므로

'도저히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이라는 뜻이 된 듯 하다.

 

사진 제공 : 평택종주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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