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옥은 1901년 평안남도 평양에서 아버지 권돈각과 어머니 장문명 사이의 1남 4녀 중 차녀태어났다. 첫째에 이어 둘째도 딸이 태어나자, 그녀의 아버지는 이름을 ‘갈네’라고 지었는데, ‘가라’는 뜻으로 '얼른 죽으라'는 의미로 아들선호사상이 얼마나 심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권기옥의 집안은 원래 부자였지만, 아버지의 노름으로 많던 재산을 날려 살 집도 없어 남의 집 문간방에 살았다. 권기옥은 11살이었지만 학교는 꿈도 못꾸고 공장에 취직해 돈을 벌어야 했다. 어깨너머로 언니의 책을 들여다보며 글자를 배우던 그녀가 12세 되던 해, 교회에서 운영하는 송현소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 송현소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숭의여학교(현 숭의여자 중·고등학교) 3학년으로 편입해 다녔다. 권기옥은 17세 때 평양에서 미국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