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배우는 인물사/류성룡

전쟁이 일어날 것을 알다2

윤의사 2015. 2. 2. 11:24

1575(선조 8),

우리 나라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장애가 되었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관리들이 끼리끼리 모여 나랏일을 의논하면서 두 파로 나뉘어 싸우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싸움의 시작은 김효원과 심의겸의 싸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원래 김효원은 학문이 뛰어나 일찍부터 이름이 나있었고, 과거에 급제하여 그 이름을 떨쳤습니다. 그리고 심의겸은 명종왕비인 인순왕후 심씨의 친동생인 심강의 아들로서 김효원보다 일곱 살이나 위였고, 학문에 열심인 선비들을 많이 도와 39세에 대사헌에 오른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찍이 심의겸이 나랏일을 의논하기 위하여 당시에 정치적으로 힘이 컸던 윤원형을 찾았더니, 그의 밑에서 김효원이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후 김효원이 이조전랑(조선시대 이조의 정랑과 좌랑을 가르키는 말입니다. 내외 관리를 추천하고 뽑는데 가장 많은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임금에게 바른 말을 하는 관리들인 홍문관사헌부사간원의 관리들을 정랑, 좌랑이 뽑는 관계로 막강한 힘을 과시한 직위였습니다. 전랑은 이름이 높고 덕이 있는 관리들 중에서 뽑았다.)의 후보로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김효원을 윤원형의 집에서 본 일이 있는 심의겸이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전하, 김효원은 전에 권력을 믿고 부정부패를 일삼던 윤원형 집에서 공부하던 사람입니다. 전랑의 직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깨끗해야 하는데, 김효원은 깨끗하지 못하므로 전랑의 직에 어울리지 않사옵니다."

많은 관리들의 지지를 받고 있던 심의겸의 반대로 김효원은 결국 이조 전랑의 벼슬을 맡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김효원은 이를 갈며 복수의 날을 기다렸습니다. 그 후 심의겸의 동생인 충겸이 다시 이조전랑의 후보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김효원이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전하, 심충겸은 대왕대비마마의 조카이옵니다. 왕실의 친척이 전랑의 직을 맡는 것은 아니되옵니다."

김효원의 말에 평소에 심의겸을 좋아하던 많은 선비들이 반대하였습니다.

"김공의 반대는 전에 심공이 반대하였던 것에 대한 보복이옵니다. 이것은 선비로서 정당하지 못한 일이라 생각되옵니다."

김효원을 좋아하는 관리들은 심의겸의 의견이 옳지 않다고 반대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심의겸과 김효원을 좋아하는 관리들이 서로 무리를 나누어 싸움을 벌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때 김효원은 서울의 동쪽 낙산 밑에 살았으므로 이 일파를 동인이라 하였으며, 심의겸은 서쪽인 정동에 집이 있었으므로 서인이라 하였던 것입니다. 동인에는 허엽이 그 우두머리가 되었고, 서인은 박순이 우두머리가 되어 싸움은 본격화되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싸움이 나라의 앞날을 결정하는 것에서도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좌우되었던 것입니다.

1590년 류성룡은 우의정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 무렵 바다 건너 (지금의 일본)’에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을 통일하고 정권을 잡았다. 그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습니.

조정에는 왜나라가 조선을 침략할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하게 퍼졌습니. 류성룡은 사신을 보내 왜의 속셈을 살피도록 했다. 왜나라에서 돌아온 사신은 왜가 명나라를 칠 것이라고 했습니. 이 말을 들은 류성룡은 왜가 조선을 침략할 구실을 찾고 있다고 생각했습니. 류성룡은 임금에게 전쟁에 대비하여 성을 쌓고 새로운 무기를 만들자고 말했습니.

류성룡이가 오랜만에 아들들과 지내고 있을 때였습니다.

나으리.”

하인이 후원으로 건너왔습니다.

무슨 일인가?”

사랑채에 손님이 오셨습니다요.”

그래?”

류성룡은 아들들에게 조용히 공부하라고 말한 뒤에 사랑채로 갔습니다.

사랑채에는 임금의 시중을 드는 내시가 와 있었습니다.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류성룡은 궁금했습니다.

급히 대궐로 듭시라는 전하의 어명입니다.”

어명이요?”

류성룡은 무슨 일이 생겼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임금이 내시를 직접 보낸 것으로 보아 중요한 일이 발생한 모양이었습니다.

무슨 일로 부르신답니까?”

나는 잘 모릅니다. 아무튼 들어가 보시면 알 것입니다.”

내시는 모른다고 하면서도 뭔가 알고 있는 듯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었습니다.

내시가 밖으로 나가자, 류성룡은 옷을 갈아입고 얼른 뒤따라 나갔습니다. 경복궁 광화문에 이르러 류성룡은 가마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내시와 함께 임금이 계신 곳으로 갔습니다.

전하, 모셔왔습니다.”

어서 오게.”

내시가 아뢰자, 정자에 앉아 있던 선조가 반색을 하며 맞이했습니다.

류성룡은 성큼 선조 앞으로 나아가 절을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짐이 그대를 부른 까닭은 오랫동안 함께 자리를 같이 하지 못했기 때문이오. 오늘은 특별히 내가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마련했으니 즐겁게 들도록 하시오.?

임금의 명령에 따라 대궐 안에서 마련된 온갖 귀하고 보기 드문 산해진미가 나습니왔다. 음식상이 꽃밭처럼 화려하고 음식의 향기 또한 좋았습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류성룡은 선조에게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선조는 음식을 먹으면서 평소에 궁금해하던 것들을 하나하나 물었습니다. 선조의 물음에 류성룡은 거침없이 대답하였습니다.

그래, 참으로 그대는 아는 것이 많구려.”

선조는 무릎을 탁 치며 류성룡의 지식에 감탄했습니다.

그대와 같은 인재가 곁에 있다니 내 마음이 한없이 즐겁구려. 그리고…….”

선조는 말을 잇지를 못했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요.?

류성룡은 궁금하여 선조에게 물었습니다.

그대는 모든 나랏일을 공평무사하게 처리하고 있소. 그래서 사람을 추천하면 좋겠소. 전라좌도 수군절도사를 뽑아야 하는데, 누구로 하면 좋겠소?”

류성룡은 잠시 생각했습니.

이순신으로 하면 좋을 듯 합니다.”

어린 시절에 만났던 이순신을 그동안 훌륭한 장수가 되어 있었습니.

임금은 곧바로 이순신을 전라좌도 수군절도사로 임명했습니.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년 전이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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