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배우는 문화유산/종묘

종묘 영녕전

윤의사 2012. 8. 8. 22:18

'왕실의 조상과 자손이 함께 길이 평안하라'는 뜻을 가진 영녕전은

신주를 정전에서 옮겨 왔다는 뜻에서 조묘(眺廟)라고도 한다.

 

영녕전은 시설과 공간 형식이 정전과 비슷하지만 규모는 작다.

정전처럼 이중으로 된 월대 주위에 담장을 두르고

동, 서, 남 세 곳에 문을 두었다.

 

 

가운데 4칸은 다른 협실보다 지붕이 높은데,

태조의 4대 조상인 목조, 익조, 도조, 환조와 비를 모신 곳이다.

 

좌우의 협실 각각 6칸에는

정전에서 옮겨 온 왕과 왕비 및 추존한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있다.

 

영녕전은 정전과 같이 세면을 벽으로 감쌌으며,

가운데 4칸과 좌우 협실 사이는 벽을 두어 구분하면서도 트여있다.

 

 

처음에 한 채만 있던 정전만으로는 신실이 모자랐지만,

천자의 나라인 중국의 종묘에는 7신실에 신주를 모시고

제후의 나라인 조선은 5신실에 신주를 모시게 되어 있었던

원칙 때문에 함부로 증축할 수 없었다.

 

오묘제(신주를 5신실에 모시는 제도)는 왕조를 일으킨

태조와 현재 왕의 4대 조상을 모시는 제도다.

 

여러 번의 격론 끝에 중국 송나라의 제도를 참고하여

사당을 하나 더 짓기로 하고 정전 옆에 영녕전을 세우게 된 것이다.

 

 

영녕전에는 중앙의 4개 신실에

태조의 4대 조상인 목조, 익조, 도조, 환조와 왕비들의 신주를 모셨으며,

서협실에는 정종(2대), 문종(5대), 단종(6대), 덕종(추존), 예종(8대), 인종(12대),

동협실에는 명종(13대), 원종(추존), 경종(20대), 진종(추존), 장조(추존),

영왕과 각 왕의 비妃를 합쳐 모두 34위 신주가 16감실에 모셔져 있다.

 

 

왕을 낳은 생모라 할지라도 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씨는

왕비가 아니기 때문에 종묘에 모실 수 없어

숙빈묘라는 사당을 따로 지었다.

미천한 무수리 출신으로 아들을 낳아

그 아들이 왕위에 오른 경우는 숙빈 최씨뿐이었다.

 

왕이라 할지라도 엄격한 신분의 벽을 넘을 수는 없었고,

장희빈 사건이후 후궁을 왕비로 올리는 일을

국법으로 엄격히 금지시켰으므로

명당에 어머니의 사당을 지어 효성을 행할 수밖에 없었다.

 

 

영녕전의 모습으로 가운데 지붕이 높은 네실에 태조의 조상인

목조, 익조, 도조, 환조의 신위가 모셔져 있다.

 

 

영녕전의 남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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