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역사문화사전/우리말 어원

몽골에서 유래된 말

윤의사 2019. 3. 26. 19:55

고려 후기에 우리나라가 한때 몽골의 부마국(附馬國)이 된 적이 있었다. 우리 민족의 정기를 단절시키기 위해 왕은 의무적으로 원나라 왕녀에게 장가들도록 하였고, 그러다 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원나라의 피가 더 많이 섞이게 되었다. 이리하여 충렬왕에서 공민왕까지 7명의 원나라 왕녀가 고려 왕궁으로 시집을 왔고, 그들은 겁련구(怯憐口)’라 하여 그 곳 사람을 하인으로 많이 데리고 왔다. 그러는 동안 몽골의 언어와 풍속이 따라 들어와 궁중과 상류 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곤지곤지

연지는 볼과 입술을 붉은 색조로 치장하는 화장품을 이르는 말이다. 이마에 둥그렇게 치레하는 것을 곤지라고 하는데 이것 역시 연지를 사용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언제부터 연지를 치레에 이용했는지 확실하지 않으나, 평안남도 용강군에 전해오는 쌍영총 고분 연도(연도:현실로 들어가는 터널) 동쪽 벽에 우차와 말을 탄 군사 및 남녀 입상에 그려져 있는 것으로 보아 북방 민족의 공통된 풍속이 아닌가 추측된다. 몽골의 침략기에 본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가끔 아기의 재롱거리로 곤지곤지하며 손가락 끝으로 볼을 찌르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예뻐 보이라는 연지, 곤지 풍습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연지화장을 한 기황후(대만고궁박물관)


*보라

담홍색을 나타내는 보라색은 그 어원이 몽골어에서 왔다. 몽골의 지배를 받던 고려시대에는 여러 가지 몽골의 풍습이 성행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매를 길들여 사냥을 하는 매사냥이었다.

이 때 사냥을 잘 하는 새로 알려진 여러 종류의 매가 있었는데, 그 중에 널리 알려진 것이 송골매라 불리는 해동청과 보라매였다. 보라매는 앞가슴에 난 털이 담홍색이라 붙여진 이름으로서 몽골어 보로에서 온 말이다.


*족두리

족두리라는 말은 고려 때 원나라에서 왕비에게 준 고고리(古古里)가 와전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족두리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원나라와의 혼인이 많았던 고려시대 후기로 볼 수 있다. 몽골에서 족두리는 기혼녀가 나들이할 때 쓰는 모자였다.

고려시대의 족두리는 조선시대의 것보다 모양이 크고, 높이도 높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시대에 와서는 그 양식이 점점 작아지고 위와 아래가 거의 밋밋하게 비슷해졌다. 정조 시대에는 가체를 금지하면서 족두리의 사용을 장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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