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는 오늘날 허물 없이 아내를 부르거나,
다른 사람에게 얘기할 때 아내를 낮추어 일컫는 말로 쓰인다.
그러나 마누라는 고려 후기에 몽골어에서 들어와
조선시대에 ‘대비 마노라’ ‘대전 마노라’처럼 마마와 같이 쓰이던 극존칭어이다.
임오군란 때 청나라로 압송되었던 흥선대원군이 부인에게 쓴 편지에
“뎐 마누라 젼(前)”이라고 했다.
마마께서는 하늘이 도우셔서 환위를 하셨거니와 나야 어찌 생환하기를 바라오리까.
나는 다시 생환은 못 하고 만 리 밖 고혼이 되오니,
우리 집 후사야 양전께서 어련히 보아 주시겠습니까
이 편지의 “마누라”는 부대부인 민씨이다.
이때까지 극존칭어로 사용되어오다가
신분 제도가 무너지는 갑오개혁 이후에 들어와서는
늙은 부인이나 아내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흥선대원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