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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도 남편이 산고를 함께 했다?

윤의사 2013. 3. 17. 15:04

오늘날 아이를 생산하는 산모(産母)를 보면 남편이 산고(産苦)의 고통을 함께 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

성리학이 지배하던 조선시대에 산고는 여성들만의 몫이라고 여길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잘못 알려진 것이다.

우리나라의 산고의 풍습을 남편이 함께 하는 모습은 남도 민요에 잘 나타나 있다.

 

우습세라/우습세라/

젊은 각시 아이 낳을 때는/

제 남편의 상투 쥐고/

울콜 불콩 낳는다고/

마루 위에 앉아서는/

상투 꼭지 문창 구멍에/

들이 들이 밀었단다./

각시 각시 상투 쥐고/

이-이- 힘쓰면서/

애를 쓰며 당기더니/

상투 꼬리 쑥 바지자/

당콩같은 빨간 애기/

말똥말똥 빠져나네.

 

아이를 생산할 때 산모는 문고리를 붙잡건, 대들보에 띠를 걸고 힘을 쓰건 뭔가 의지를 하여 힘을 써야만 아이를 생산할 수 있다. 이때 남편이 문밖에서 기둥에 기대어 버티면서 상투를 창호지를 뜯어 들이밀면 산모가 이를 잡고 힘을 쓰게 한다는 내용이다.

 

평안도 일부 지방에서는 산모가 진통이 시작되어 아이를 생산할 때가 되면 남편은 산모가 아이를 생산할 방의 지붕 위에 올라가 산모처럼 비명을 지르기도 하였다. 심지어 지붕에서 떨어지면서 비명을 지름으로서 아이가 빨리 생산되어 산모의 산통(産痛)을 줄이려는 노력도 하였다.

사실 우리나라의 초가 지붕이 낮아서 괜찮은 것이지 높았다면 다치기가 일쑤였을 것이다.

 

팔삼끈(産繩)이라는 풍습도 있었다.

남편이 산모의 뒤에서 안으면 산모가 남편의 팔을 힘을 주는 지렛대로 삼아 아이를 생산하게 하는 것이다.

 

성리학에 억눌려 남성 상위의 시대로 알고 있는 조선시대에도 우리 조상들은 모두 아이를 생산하는 아픔을 함께 하려고 했었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