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일 아침
순신이 이끄는 65척의 배는 출발하였습니다. 그리고 순신이 지정한대로 각자 배를 숨기기 위해서 마땅한 장소를 찾으러 돌아다녔습니다.
순신도 배 두 척을 거느리고 바다로 나갔습니다.
“장군,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겠습니다.”
광양 현감 어영담이 작은 배 다섯 척을 이끌고 나가며 이순신에게 인사했습니다.
"어현감의 어깨에 우리 수군의 운명이 걸려있네."
순신은 어영담의 손을 잡으며 말했습니다. 어영담은 주먹을 쥐어보이며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어영담이 이끄는 다섯 척의 배는 잔잔한 바다를 헤치고 견내량을 향해서 노를 저어갔습니다. 어영담이 이끄는 배의 뒷모습을 보면서 이순신은 어영담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빌었습니다.
한산도 앞바다
순신이 탄 배는 여러 시간 동안 바다 위에 둥둥 떠 있었습니다.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어영담의 배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순신은 가슴을 졸이며 물어보았습니다.
“아직도 보이지 않느냐?”
순신은 답답함을 견디다 못해 곁의 부하에게 물었습니다.
“예, 아직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 우리 수군을 도와주실 겁니다.”
바다를 살피던 군사가 순신을 위로하였습니다.
“암, 그래야지. 하느님이 우리를 도와주실 것이니라.”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순신의 마음은 급해졌습니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았을까?
순신은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때 군졸이 소리쳤습니다.
"장군, 저쪽에?"
군졸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자, 다섯 척의 배가 쏜살같이 이곳으로 오고 있었습니다. 그 뒤로 수많은 왜군배들이 뒤쫓고 있었습니다. 의기양양하게 뒤쫓는 왜군배는 조총을 쏘며 어영담의 배를 뒤쫓고 있었습니다. 순신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순신은 어영담의 배가 도착하자 함께 뒷걸음을 쳤습니다. 왜군배가 한산도의 넓은 바다에 이르자 불화살을 쏘았습니다. 한산도와 미륵도 등 포구와 섬 사이에 숨어있던 조선 수군들이 한꺼번에 나타났습니다.
"학익진을 펼쳐라!"
순신의 명령에 따라 조선 수군은 길게 학의 날개처럼 배들을 펼쳤습니다. 바로 왜군을 포위하여 공격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조선 수군의 전투 대형에 왜군은 당황했습니다.
"조선 수군의 전투 대형이 우리와 싸우자는 것이요?"
왜군들이 당황할 때 순신이 명령을 내렸습니다.
"왜놈들을 한 놈도 남기지 마라."
당황하는 왜군배에 거북선이 맨앞장을 섰습니다. 왜군배들은 거북선에 대한 소문을 들었기에 두려움에 이리저리 피해다녔습니다. 거북선이 달아나는 왜군배를 단숨에 공격하여 두 동강을 내버렸습니다.
왜군의 큰 배 두 척이 단번에 두 동강을 내버리자 조선 수군은 사기가 올라 한꺼번에 천자․지자․현자총통과 소총인 승자총통을 쏘며 왜군배에 가까이 갔습니다. 순신은 대장선을 차고 북을 울렸습니다.
"둥!둥!둥!"
순신은 병사들을 격려하며 조선 수군사이를 돌아다녔습니다.
"여기 물이 있다. 이것 먹고 힘을 내거라!"
순신의 말에 조선 수군은 더욱 힘이 생겼습니다. 조선 수군의 물밀듯한 공격에 왜군배들은 뱃머리를 돌려 견내량쪽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왜놈들이 도망친다. 어서 쫓아 모조리 바다에 쳐넣어라!"
"대장선을 공격하라! 3층 배를 공격하라!"
순신의 힘찬 북소리에 맞추어 병사들은 달아나는 왜군대장선과 층각선에 불화살을 마구 날렸습니다. 거북선도 달아나는 왜군배에 대포를 마구 쏘아댔습니다.
바다는 불로 뒤덮였습니다. 불에 탄 왜군배에서는 왜군들이 바다로 뛰어들어 허우적거렸습니다. 한산도 앞바다는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습니다.
왜군들이 물러난 한산도 앞바다는 조용했습니다. 조선 수군의 대포소리도, 왜군의 조총 소리도 없었습니다. 붉게 물든 바다를 빼놓고는 언제 전쟁이 있었는지 알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장군, 왜군배 47척을 불태우고 12척을 붙잡았습니다."
"47척을?"
옆에 있던 경상우수사 원균이 입을 벌리며 감탄했습니다.
"모든 것은 다 병사들의 공입니다."
순신은 매우 만족한 얼굴로 모든 공을 병사들의 공으로 돌렸습니다. 사기가 오른 병사들은 손을 들어 크게 환호했습니다.
"천세!천세!"
병사들의 만세 소리는 한산도 앞바다를 뒤흔들었습니다.
한산도 제승당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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