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배우는 인물사/류성룡

의주로, 의주로

윤의사 2015. 3. 22. 16:01

이순신의 승리 소식에 선조와 관리들이 기뻐할 때 명나라에서 사신이 왔습니다. 이때 류성룡은 영의정으로 왜국과의 전쟁에서 군사들을 총지휘하는 도체찰사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조선이 왜국의 침입을 받자 명나라에서 사정을 알아보기 위해 사신이 왔습니다. 류성룡이 명나라 사신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빨리 한양을 빼앗기다니, 혹시 왜국과 협력하여 상국을 쳐들어오려는 것은 아니오.”

“무슨 말씀이신지요?”

“그렇지 않다면 어찌 한양이 이렇게 빨리 점령당할 수 있겠소?”

“아니옵니다. 절대로 아니옵니다. 우리 조선은 상국인 명나라를 져버리지 않습니다. 성리학에서도 의리와 명분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습니까? 우리 조선은 바로 성리학을 나라를 세운 기본 원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마 임금과 백성들이 이렇게 전쟁에 의한 고통을 겪지 않을 것이옵니다.”

명나라 사신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신이 명나라로 돌아가는 날이었습니다.

“우리 조선에 명나라 군사를 보내주시오. 그러면 우리 조선은 반드시 왜군을 물리칠 수 있소.”

류성룡은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주며 말했습니다.

류성룡이 명나라 사신을 떠나보낼 때 왜군이 평양성 밖 대동강 근처까지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왜군이 가까이 오자, 백성들 사이에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임금이 의주로 가신다면서...”

“그러게. 백성들은 죽든 살든 상관없는 모양이야.”

백성들에게 들리는 소문처럼 관리들은 선조에게 아뢰었습니다.

“전하, 어서 의주로 떠나셔야 하옵니다.”

“어서 준비를 하시옵소서.”

그러자 류성룡이 적극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많은 외적의 침입을 받았습니다. 멀리는 수나라와 당나라의 침입부터 가까이는 원나라의 침입까지 수없이 많은 침입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끝까지 싸우면서 나라를 빼앗기지 않았습니다. 지금 우리가 왜군에게 밀리고 있지만 어찌 가볍게 무너질 수 있겠소이까? 우리 관리들이 마음을 굳게 먹으면서 백성들을 잘 이끈다면 반드시 왜군을 물리칠 수 있을 것입니다. 평양성을 떠나시면 아니되옵니다.”

관리들은 왜군과 싸우는 것을 두려워 하였다. 특히 신무기인 조총을 더욱 무서워 하였다. 이러다가 조선이 망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하였다. 그러나 걱정만 하고 있지 왜군과 맞서 싸울 생각은 않고 있었다.

류성룡이 선조에게 굳은 결의를 보이면서 다시 아뢰었습니다.

“전하, 전하께서 평양으로 오신 이유가 무엇이옵니까? 바로 명나라에 원병을 요청하기 위함이 아니온지요. 명나라 사신이 와서 원병을 보내준다고 하였으니 평양성을 떠나시면 아니되옵니다.”

류성룡은 눈물을 흘리며 간곡하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선조는 류성룡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대의 뜻은 알겠소. 그러나 짐이 살아야 사직을 지킬 수 있지 않겠소. 그리고 광해를 세자로 삼을 것이오. 그래서 짐은 의주로, 광해는 함경도로 갈 것이오.”

“분조(선조가 왜군의 공격으로 죽을 것에 대비하여 광해군을 세자로 삼아 따로 왕조를 유지하게 하는 것)를 하신단 말씀이신지요? 나라가 망한다는 생각을 하면 아니되옵니다. 말이 씨가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의주로 가셨다가 명나라로 간다면 진정 조선은 망하고 말 것입니다. 평양성에 머무르셔야 하옵니다.”

류성룡의 간곡한 청에도 선조는 듣지 않았습니다.

“이제 의주와 함경도로 떠날 준비를 하시오.”

마침내 선조는 의주를 향해 떠났습니다. 류성룡은 평양성에 남았습니다. 선조가 평양성을 떠나던 날, 왜군이 쳐들어왔습니다.

“성 안에 있는 병사들의 모두 거두어 들여라.”

류성룡을 따르는 군사들이 관아의 창고를 뒤져 옷가지를 거두었습니다.

“옷가지를 허수아비처럼 나무마다 잘 걸쳐 놓도록 하거라.”

류성룡은 평양성에 머무르는 군사의 숫자가 적었으므로 많은 병사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하여 성 안팎의 나무에 옷을 걸쳐 놓았습니다.

왜군의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조총을 쏘자 총알이 성 안으로 날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왜군이 쏘아대는 총알은 군사들을 하나 둘 쓰러뜨렸으며, 성곽을 맞추며 성벽을 파이게도 하였습니다. 평양성을 지키는 군사들은 잔뜩 겁을 집어먹었습니다. 활을 들고 왜군을 향해 쏘아야 하는데 팡을 덜덜 떨었습니다.

“겁 먹지 말거라. 어서 왜군을 향해 활을 쏴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희들의 목을 칠 것이니라.”

류성룡의 처렁처렁한 목소리에 군사들이 정신을 차려 일제히 활을 쏘아댔습니다. 빗발치는 화살에 왜군들이 물러났습니다.

“왜군이 물러난다!”

“와!와!와!”

군사들은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류성룡도 군사들과 기뻐하면서 소와 돼지, 술을 내주었습니다.

“이제 명나라의 원병을 데리고 온다는 사신들이 의주로 오니 이곳은 남은 장군들에게 맡기고 의주로 가야겠다.”

류성룡은 의주로 떠나기 앞서 장군들을 불렀습니다.

“장군들, 평양성은 꼭 지켜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종묘사직은 위험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류성룡은 장군들에게 말의 피를 따라주면서 결의를 다지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류성룡은 불안하였습니다. 류성룡이 평양성을 떠나올 때 남은 군사는 고작 삼천 명 정도였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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