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배우는 인물사/류성룡

이순신과의 만남

윤의사 2015. 1. 22. 09:06

중종35년(1540)에 문과에 급제한 후 지성균교수가 된 성룡의 아버지 류중영은 황주·상주·양주·안동의 훈도와 양현고직장(養賢庫直長), 적·감찰·공조좌랑을 거쳐 장령·사복시정·사간·장악원정이 되었습니다. 이듬해 의주목사로 나가 국경지방의 밀수행위를 조절하고 생산을 권장하여 크게 치적이 있었으며 황해도 관찰사, 정주 목사, 예조참의와 경연관 등을 역임하느라 이사를 자주 다녀야 했습니다. 한양에 머물 당시 성룡은 임진왜란 때 왜군을 물리친 1등 공신인 이순신을 만났습니다.

성룡이 이사를 와서 놀 친구가 없자, 순신이 먼저 말을 걸었습니다.

  “어디서 온 누구지?”

순신의 곁에는 많은 아이들이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나는 안동에서 온 류성룡이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나보다 어린 것 같은데...”

성룡의 말에 순신은 성룡의 얼굴을 살펴보았습니다.

  “나는 아홉 살인데, 너는 몇 살이냐?”

  “나는 열 한 살이다.”

  “그래, 그럼 앞으로 형이라 해야겠군, 형, 우리 사이좋게 지내자. 너희들도 이 아이를 형으로 대접하라!”

순신의 목소리는 쩌렁쩌렁 울렸다. 아리들은 일제히 대답했습니다.

  “알겠습니다, 장군!”

그리하여 성룡은 순신과 전쟁 놀이를 하며 자주 어울렸습니다.

성룡은 순신이 하는 전쟁 놀이를 흥미롭게 지켜보았습니다. 그 날도 순신은 아랫마을 아이들과 편을 나누어 전쟁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순신은 동네 아이들을 모았다. 아이들의 활과 화살, 그리고 나무로 만들어진 칼을 하나하나 검사하였습니다.

   "자네는 칼이 조금 무디구나. 그동안 게으렀던 모양이군."

순신의 말은 한마디 한마디가 어른다웠습니다.

   "자네의 활시위는 너무 느러져 있구나. 다음에는 준비를 잘 하고 오너라."

   "예, 장군님!"

순신은 아이들의 잘못을 하나 하나 알려주었습니다.

순신은 아이들을 바위 아래 숨게 하고 적군인 아랫마을 아이들의 움직임을 살폈습니다. 아랫마을 아이들은 나무 뒤에 몸을 숨기고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순신의 명령이 떨어지자 순신의 마을 아이들은 살금살금 기어서 건너편 숲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러자 아랫마을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몰려나왔습니다.

한바탕 칼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칼로 배나 가슴을 맞은 사람은 죽은 것처럼 그대로 땅에 누워 있어야 했습니다.

양편 아이들 모두 용감하게 싸웠으나 순신이 이끄는 윗마을 아이들이 우세하였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상대편은 순신이 이끄는 윗마을 아이들을 당할 수 없었던지 마을 쪽으로 도망을 쳤습니다.

    "한 명도 남기지 말고 모두 무찔러라!"

순신은 자신이 이끄는 아이들을 격려하며 아랫마을 아이들을 뒤쫓았습니다. 성룡은 전쟁놀이에서 순신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하였습니다.

‘후에 나라의 대장군감이야.’

전쟁놀이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성룡은 순신에게 말했다.

“훌륭한 대장군이 되기 위해서는 글도 열심히 읽어야 해.”

“그런데 글을 읽는 것보다 전쟁놀이가 더 재미있어.”

“그래도 열심히 글공부를 해야 글과 무술을 함께하는 장군이 되는 거야.”

“알았어, 형.”

그런데 성룡의 말을 듣는 순신의 표정이 어두웠다.

“순신아, 무슨 일이 있니?”

  "형, 나 이곳을 떠나 아산으로 가야되나봐."

  "왜?"

성룡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순신을 바라보았다.

  "집에 사정이 생겨 외가가 있는 아산 뱀밭골로 가게 되었어."

성룡은 아쉽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들고 순신의 손을 잡았다.

  "네가 어디에 있건 그것이 무슨 상관이냐? 우리들이 서로 마음을 통하여 나라를 위하는 일을 함께 하면 되지 않겠니? 몸은 비록 떨어져 있어도 열심히 공부하여 후에 다시 만나도록 하자."

두 소년은 서로를 안으며 굳은 결의를 하였다.

순신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해준 유성룡은 임진왜란 때 영의정과 도제찰사로 있으며 임금을 가장 가까이에서 모시면서 나라의 위기 극복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순신을 전라좌수사로 추천하여 임진왜란을 극복하는데 큰 공을 세우게 되었다.

 

아산의 이순신 장군 생가

 

이순신장군 사당인 아산 현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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