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배우는 인물사/류성룡

용의 탄생 2

윤의사 2015. 1. 19. 16:31

다음 날부터 성룡은 형 운룡과 함께 글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성룡의 공부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었습니다. 밤 늦도록 성룡이 공부하고 있는 동안 김씨 부인도 아들의 방에 불이 꺼질 때까지 책을 보거나 바느질을 하면서 성룡과 함께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씨 부인을 모시는 하녀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혹시 안방 마님께서 저러다가 잘못되시는 것은 아닐까??

?에이, 그럴 리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하녀는 김씨 부인의 방문을 두드렸습니다.

?마님, 밤이 깊었습니다. 이제 자리에 드셔야지요.?

하녀의 목소리에 김씨 부인은 조용히 말했습니다.

?얘야,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어서 자거라.?

김씨 부인의 말에 하녀는 조용히 물러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씨 부인의 든든한 뒷받침 속에 성룡의 공부는 나날이 높아졌습니다. 여섯 살에 <대학>을 깨우치고, 여덟 살에 <맹자>를 읽으니 동네 사람들은 감탄을 하였습니다.

그 날도 성룡은 책을 읽다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었습니다. 아버지 류중영이 방 안으로 들어오는 지도 몰랐습니다. 류중영이 곁에 앉으며 말했습니다.

“무슨 생각을 그리 깊게 하길래 얘비가 들어오는 지도 모른단 말이냐?”

류중영의 말에 성룡이 깜짝 놀라며 일어서려고 하였습니다.

“일어설 필요는 없느니라.”

류중영의 말에 성룡은 자리에 앉으며 말했습니다.

“글을 읽다가 해석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생각하다가 그만 아버님이 들어오시는지도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러면 풀이를 먼저 보든가, 형이나 선생님한테 물어보면 될 것이 아니더냐?”

“몇 번씩 읽고 생각하다보면 뜻을 깨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럴 경우에 더욱 기쁨으로 다가왔습니다.”

류중영은 성룡의 공부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드러내놓고 칭찬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어린 나이에 너무 잘한다고 칭찬을 하면 오히려 공부에 소홀하지 않을까 걱정하였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성룡은 자신 보다도 나이가 많은 아이들보다 오히려 생각이 깊고 총명한 아이로 자랐습니다.

무더운 여름이 되었습니다. 성룡이 살고 있는 마을의 주위에는 큰 강이 휘돌아 흐르고 있었습니다. 여름에 큰 강은 성룡과 마을 친구들에게 좋은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그 날도 성룡은 친구들과 함께 강가에서 물놀이에 온 정신을 쏟았습니다. 성룡은 물에서 노는 사이에 자신이 깊은 곳으로 흘러온 줄도 몰랐습니다. 성룡은 헤엄을 할 줄을 몰라 물 속에서 허우적 거렸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아이들은 발을 굴렀습니다.

“성룡이를 구해야 하는데...”

“빨리 어른들을 모시고 와!”

아이들은 우왕좌왕하였습니다

아이들의 한숨 소리가 성룡에게도 들렸습니다.

“침착해야 돼.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고 했어. 물이 흐르는 쪽으로 가면서 얕은 곳으로 이동하자.”

성룡은 천천히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떠내려가는 듯 하다가 강 가장자리로 나왔습니다. 아이들은 함성을 질렀습니다.

“너 봤어. 갑자기 물결이 일면서 성룡을 밀어냈어!”

“맞아!”

아이들의 말은 금새 마을 어른들에게 알려졌습니다. “성룡이 얘기 들었어?”

“큰 일 날 뻔 했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물결이 일어 살려냈다면서...”

“그러게 말이야. 분명 성룡은 큰 인물이 될 거야.”

 

류성룡이 뛰놀던 하회마을을 휘감는 낙동강, 부용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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