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운 선생님/이재운선생의 우리말 이야기

[스크랩]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5.31 - 1회 / `질질 끌다`의 질질이 무슨 뜻?

윤의사 2018. 6. 2. 19:09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5.31 - 1회
'질질 끌다'의 질질이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 부사로 쓰이는 질질과 선생질, 도둑질, 갑질이라고 할 때의 질, 그리고 질서의 질은 어원이 같다. 
한자로 질(秩)이다. 
질(秩)이란 발해에서 신하들의 등급을 표시하는 말로 쓰였다. 즉 정1품, 정2품 등의 품(品)이라는 용어를 질(秩)이라고 하였다.
중국에서도 질은 연봉이나 계절별로 나눠주는 녹봉(祿俸)이란 뜻으로 쓰였다.
불교에서도 불사를 할 때 담당한 일에 따라 연화질(緣化秩), 산중질(山中秩), 화주질(化主秩), 육소질(六所秩)로 나누어 기록한다.
질서(秩序)는 품계나 녹봉의 차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질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 사이에는 곧 차례가 있다는 의미다.

질질 끌다는 말은, 봉건시대에 녹봉을 받는 관리들이 이유없이 업무를 늦추는 일이 많아 여기에서 시간이 지체된다는 뜻으로 나왔다. 따라서 질질은 시간이 늘어지는 걸 표현하는 부사다. 하는 일마다 붙는 질은 오늘날에는 품계나 녹봉과 상관없이 어떤 일을 맡아서 한다는 뜻으로 자리를 잡았다. 
질서(秩序)는 순조롭게 이뤄지는 차례나 순서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지만, 원래는 품계나 녹봉에 차이가 난다는 의미였다. 즉 계급이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을 다스리듯 계급의 차례에 따라 일이 맞물려 잘 이뤄지는 것을 가리킨다.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잡학사전 / 이재운외 / 노마드 / 552쪽 


* 태이자 우리말 사전과 맨끝의 이미지는 이 시리즈를 상징하는, 전각가이신 고암 정병례 선생님의 작품이다.



출처 : 알탄하우스
글쓴이 : 태이자 이재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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