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의 일상

김영란 법

윤의사 2016. 9. 29. 20:25

김영란법으로 학교 현장도 혼란스럽다.

일주일새에 김영란법에 관련된 공문이 이어지고 있다.

취지는 참 좋다.

그런데 어제,

대학교수가 제자에게 캔커피를 얻어 먹다가 '부정 청탁 및 금품수수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고

고발된 모양이다. 무협의로 처리되었지만...

참으로 한탄스럽다.

사제지간의 정을 이렇게 끊을 수 있는지...

스승을 공경하는 것은 마음으로도 족하다.

하지만 1000원짜리 커피로 고발당하는 교수의 마음은 어떨지 안타까움이 더하다.

선친도 교직에 계셨다.

지난 해 2월, 세상을 떠나셨지만

떠나실 때도 이미 70세가 넘으신 제자들이 함께 하니 자식된 마음으로 여간 좋은 것이 아닐 수 없었다.

선친의 제자들은 선생님으로 재직 중인 우리 집에 부모님들이 가꾼 채소 등의 농산물을 가져다 주었다.

정성이 고마웠다고 부모님들게서는 말씀하시곤 했다.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하고 나서는 정기적으로 우리 집을 방문하여 어머니께서 해놓으신 동동주를 드시며,

지난 추억담을 선친과 함께 나누며 사제지간의 정을 나누었다.

그 정이 자그마치 60년 가까이 이어졌다.

나도 선친처럼 제자들과 정을 나누며 살고 싶다.

교실에 달랑 두 대뿐인 선풍기를 틀고 공부할 때면

제자들은 오후 시간에 시원한 음료수를 교탁 위에 올려놓았다.

시원한 음료에 다시 힘을 얻어 열강을 하곤 했다.

이제는 머나먼 추억거리나 될까?

정마저 없어지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커피로 존경을 표시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아가 윗사람을 존경하는 풍토가 없어지지나 않을까 우려가 된다.

이것이 한낮 기우로 그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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