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역사문화사전/우리역사문화사전

토끼해에 무슨 일이

윤의사 2010. 12. 31. 17:24

2010년도 서서히 해가 저물고 있다. 이제 내년이면 2011년 신묘년이다. 토끼는 흔히 약한 짐승이다. 약한 짐승이다 보니 지구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왕성한 번식력을 가졌다. 인간을 빼놓고 아무 때나 짝짓기를 하여 새끼를 가질 수 있는 생물은 오직 토끼뿐이다.
어른들이 가르쳐준 방법으로  어릴 때 토기 몰이를 하려거든 언덕 아래로 쫓으라고 하셨다. 바로 앞다리가 짧고 뒷다리가 길어 오르기는 빠르지만, 내려올 때는 불리하기 때문이었다. 탈토지세(脫兎之勢)는 날쌔게 달아나는 토끼의 모양을 가리키는 말로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행동을 의미한다. 약자인 토끼는 교토삼굴(敎兎三窟)로도 살아간다. 토끼가 굴을 팔 때 세 군데를 판다는 뜻으로 위험이 닥치기 전에 미리 준비를 해놓는 것을 말한다.
일본은 우리나라가 일본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은 한반도가 약한 토끼 모양을 하고 있어 일본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선전하기도 하였다.

이에 육당 최남선은 우리나라 최초의 잡지인 <소년> 창간호에서 한반도를 대륙을 향해 크게 포효하는 호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과 일본에서 토끼는 십이지에서 정동(正東)의 방위신으로 열두 마리 짐승 가운데 쥐 다음으로 작지만, 그 위치는 호랑이와 용 사이에 있다. 토끼를 가리키는 ‘묘’가 자라나는 청년기의 왕성한 힘을 바탕으로 한 번성을 뜻한다. 토끼는 푸른색으로 봄을 뜻한다. 음양오행으로는 양(陽)이요, 목(木)이다.

우리나라 조상들이 달 속에 토기가 있다고 생각한 것은 바로 신비함을 나타내고 있다. <별주부전>에서의 토끼는 꾀를 내서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국시대에 고구려에 도움을 청하러 간 태종 무열왕 김춘추도 <별주부전>이야기를 통해 연개소문에게서 벗어나 신라로 돌아오고 있다.

토끼해에는 경사가 많다. 온조가 기원전 18년에 백제를 세웠으며, 고구려 장수왕이 국내성에서 평양성으로 수도를 옮겼고, 혜초스님이 인도를 순례하고 돌아와 <왕오천축국전>을 남기기도 하였다. 김대성이 불국사를 완성한 것은 신묘년, 751년이었다. 문익점이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가져왔으며, 경회루가 완공된 해도 토끼해이다. 반면 좋지 않은 일로는 고려시대 묘청의 서경천도운동이나 1627년의 정묘호란, 그리고 조광조가 사사된 기묘사화가 토끼해에 일어나 나라가 흔들리기도 하였다. 

재치와 꾀로 똘똘 뭉친 토끼처럼 2011년 신묘년(辛卯年) 토끼해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