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일요일 드디어 예정된 날은 왔다. 1월 22일 일요일 아침. 이날도 페테르스부르크는 흰눈에 덮여 있었다. 그러나 하늘에는 구름 한점 없었고 햇빛이 흰눈 위로 하얗게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행진이 시작되었다. 노동자들은 먼저 정해진 장소에서 집회를 출정식을 가진 뒤 목숨을 건 행진임을 거듭 다짐하였다. 네바 지구는 1만여 명의 군중이 9시 반에 출발하여 10시경에 슈릿셀 소방서 앞에 도착했다. 짜르의 기병대가 벌써부터 행진하는 노동자 대열을 덮치기 시작하였다. 그곳의 저지선을 지키고 있던 카자크 기병대장 카메네프 대령은 해산을 명령하며 공포 3발을 쏘았다. 그러나 시위대는 기가 죽지 않고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 “길을 터라, 우리는 짜르를 도우러 가는 길이다.” 그렇게 행렬이 앞으로 조금 나아간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