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역사문화사전/우리역사문화사전

닭이 지닌 5가지 덕

윤의사 2017. 1. 6. 09:40

<한시외전(漢詩外傳)>에는 닭과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노(魯)나라 애공(哀公)을 섬기던 전요(田饒)라는 신하가 왕을 떠나려고 하면서,

이제 자신은 닭이 아닌 고니처럼 살겠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왕이 무슨 뜻이냐고 묻자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임금께서는 닭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머리에 붉은 관을 쓰고 있으니 곧 글 잘하는 선비처럼 문(文)을 갖춘 것입니다.

다리에는 날카로운 발톱을 달고 있으니 무(武)를 지녔습니다.

또 적이 나타나면 물러나지 않고 달려드니 용기(勇)가 있는 것이며,

먹이를 보면 혼자 먹지 않고 서로 불러 함께 먹으니 어짊(仁)이 있는 것입니다.

거기에 밤을 지키고 있다가 때를 놓치지 않고 새벽을 알려주니 믿음(信)이 지극합니다.
닭이 그처럼 훌륭한 덕목을 갖추고 있건만, 임금께서는 날마다 닭을 잡아 요리해먹습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그것은 닭이 가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고니는 한 번에 천리를 날아 임금의 전답과 연못에서 곡식을 쪼아 먹고

물고기를 잡아먹고 있음에도 오히려 귀하게 생각합니다.

그것은 먼 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왕을 떠나서 고니처럼 살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