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날을 듯이 길게 뽑은 부연끝 풍경이 운다
처마끝 곱게 늘이운 주렴에 반월(半月)이 숨어
아른 아른 봄밤이 두견이 소리처럼 깊어가는 밤
곱아라 고아라 진정 아름다운지고
파르란 구슬빛 바탕에 자주빛 호장을 받친 호장저고리
호장저고리 하얀 동정이 환하니 밝도소이다
살살이 퍼져나린 곧은 선이 스스로 돌아 곡선(曲線)을 이루는 곳
열두폭 기인 치마가 사르르 물결을 친다
- 고풍의상 중에서
대한민국의 시인이며 국문학자이다.
청록파 시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민족성을 살리고 문학의 순수성을 지키는데 힘썼다.
매천 황현, 만해 한용운을 이어 조지훈은 지조를 목숨처럼 중히 여기는 지사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조지훈은 꽃탑소년회 활동을 통해 문학적인 재능을 키우기 시작했고,
1939년 4월 <믄장>에 '고풍의상'을 발표하면서 시인이 되었다.
그는 전통적인 소재들을 세련된 시 속에 담아 어두운 일제 식민지 시대에 민족정신을 드높였다.
해방 이후 김동리, 조연현 등과 함께 청년문학가협회를 만들어,
민족성을 살리고 문학의 순수성을 지키는데 힘썼다.
조지훈은 박두진, 박목월과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불리는데,
한국 현대시는 김소월, 김영랑에서 비롯되어
서정주, 유치환을 거쳐 청록파로 이어진다.
이처럼 조지훈은 현대시사에 중요한 한획을 그었으며,
'승무', '풀잎단장', '역사 앞에서' 등의
시 250여 편과 <창에 기대어>, <시와 인생> 등의 수필집을 남겼다.
1968년 5월 17일 고혈압으로 피를 토한 후 입원해 기관지 확장증 합병증으로 47세 생을 마감했다.
(사진:영양 조지훈 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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