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배우는 문화유산/우리나라의 볼거리

용인 미평리 여래입상

윤의사 2010. 11. 29. 07:58

경기 용인시 원삼면 미평리에 위치한 불상은 미륵불처럼 보인다. 하지만 왼손에 정병을 들고 있어 약사여래불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약사여래불은 아픈 사람이 나아지기를 기원하면 약을 주는 “의왕불”로 불린다. 약사여래불이 있는 미평리의 마을은 “미륵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약사여래불 앞에는 자연석으로 된 불단이 있고 불상의 주변에 돌기둥이 있어 본래 암자 정도 크기의 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불상의 높이는 4.3m이지만 발목이하 대좌까지 땅 속에 묻혀 있으므로 아마도 용인 지역의 불상 중 가장 큰 석불이라 하겠다.

약사여래불은 하나의 돌로 만들어졌는데, 머리 위에 다른 돌로 자연석의 보개가 만들어져 놓여 있다. 얼굴은 논산 관촉사 미륵불처럼 신체에 비해서 커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머리 정수리 부분에는 혹처럼 솟아있는 상투가 보이는데, 이를 육계라 하며 지혜를 상징한다. 많은 사람들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함인지 눈은 가늘고 길게 늘어져 초승달 모양을 하고 있고, 코볼이 넓으면서 오똑한 코는 어렵고 가난한 백성들에게 희망을 주었을 것이다. 불두의 크기에 비해 길게 늘인 귀는 백성들의 소리를 담아 나랏님에게 알리고 싶어 하는 희망일 것이다. 굳게 다문 입은 민초들의 말없는 저항을 표시하는 것일 게다. 얇은 비단을 걸친 것으로 보이는 옷[法衣]은 양쪽 어깨를 덮고 넓은 U자형의 옷주름이 흘러내렸다. 두 손은 가슴 앞에 두었으며, 왼손에는 깨끗한 물이나 감로수를 담은 정병을 들고 있어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고자 했으며, 오른손은 백성들의 어려움을 안듯이 하늘을 향해 보듬고 있다.

미평리 약사여래불은 고려 중기 무신 정변을 전후하여 만들어졌을 것이다. 무신정변으로 나라가 혼란에 빠져 백성들의 생활이 어려워지자, 미래의 부처님인 미륵불의 화신으로 만들어져 민초들에게 희망을 주려고 하지 않았을까?

이러한 불상들은 큰 절에서 보이는 세련된 불상을 만든 장인보다는 지방에 있는 약간 기술이 뒤떨어지는 장인에 의하여 만들어졌다. 1983년 9월 19일에 경기도 문화재 자료 44호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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