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역사문화사전/우리역사문화사전

옛날에는 스님들만의 시장이 따로 열렸다면서요?

윤의사 2010. 10. 5. 07:34

옛날에는 스님들만의 시장이 열렸다.

이를 승시라고 한다.

승시는 고려시대부터 사찰이 있는 지역의 특산물을 사찰 마당에 펼쳐 놓아 다른 사찰 등에서 필요한 물건을 서로 빠꿔가는 물물교환장소였다. 불교가 국교였던 고려시대에는 크게 성행하였으나, 숭유억불정책에 따라 조선시대에 들어와 점차 쇠퇴해 팔공산 부근의 승시만 명맥을 유지하다가 현대에 이르러 거의 열리지 못했다. 

이번에 팔공산 동화사에서 승시가 10.1.~10.3.까지 열렸다. 

팔공산 동화사의 승시에는 전국 사찰의 특산품이 모였다. 초의선사가 머물며 차를 보급한 해남 대흥사에서는 제다를, 영산재로 유명한 서울 봉원사에서는 종이로 만든 꽃인 지화를, 의성 고운사의 청국장, 고창 선운사의 소금, 보은 법주사의 장아찌, 영천 은해사의 전통염색, 광주 신광사의 한지공예, 대구 동화사의 전통등 등을 선보였다. 아마도 조선시대까지 이어오던 승시도 이와 같았을 것이다.

스님들은 자신이 주석하던 사찰의 대표 물품과 다른 사찰의 물품을 서로 교환하며 나누어 쓰면서 정보도 교환하였다. 그리고 재활용도 이루어졌다. 그동안 써오던 물품들 중 사용하지 않는 것은 필요한 다른 스님이 가져가 사용하였으니, 청빈하게 살았던 스님들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