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의 일상

잡초

윤의사 2008. 6. 21. 22:24

오늘은 4교시가 봉사활동이다.

아이들이 3년 동안 봉사활동을 60시간을 해야 고등학교 입시에서 10점을 획득하게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교외에서 60시간을 봉사활동으로 채우기는 매우 어렵다.

그리하여 학교에서 정규 수업 시간에 대략 1년에 8시간 정도를 봉사활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요즈음 우리 아이들은 너무나 힘들다.

학교에, 봉사활동에, 학원에...

너무나 바븐 우리 아이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내가 학교 생활을 할 때는 이정도는 분명 아니었는데...

사람이 많다보니 경쟁이 치열하여 그런 모양인데...

각설하고...

봉사활동에 잡초를 뽑았다.

잡초라...

아이들에게 쑥을 뽑으라고 하였다.

그런데 한 아이가 하는 말

"선생님, 쑥이 어떤 풀인가요?"

나는 쑥을 뽑아 아이에게 보여주었다.

"이 풀이란다. 이곳에서는 잡초이지.

하지만 이 쑥은 우리에게 좋은 풀이란다.

이곳에선 한낮 잡초이지만 음식에 들어가면 우리 몸에 이로운 풀이란다.

그래서 이 쑥을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농민들도 있단다."

그렇다.

이 쑥은 잘못된 만남이랄까?

만일 이 쑥이 쑥을 전문적으로 가꾸는 사람을 만나든가,

아니면 떡을 만드는 사람을 만나든가,

그렇지 않다면 음식을 만드는 사람을 만났다면

이렇게 잡초로써 뿌리채 뽑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분명 학교에서 잡초와 같은 아이가 있다.

교사는 이러한 잡초와 같은 아이를 쑥으로 생각하여

때로는 떡을 만드는 사람으로,

때로는 한의사로,

때로는 요리사로

행세하면서 아이들이 좋은 음식 재료가 될 수 있도록,

유용한 한약 재료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 중에 지금은 잡초처럼 생각되는 아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는 교사가 되기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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