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동쌤의 역사 속의 오늘은?

드라마 보다가 도둑맞고 밥 타고

윤의사 2024. 4. 4. 20:08

여로(旅路)197243일부터 19721229일까지 211회 방송되었던 KBS 1TV 일일 드라마로 70%라는

높은 시청률이 나온 이 드라마의 처음 제목은 女路여자의 길을 그렸는데, 방송이 연장되면서 旅路로 바뀌었다.

 

주인공 분이(태현실)는 가난 때문에 술집 작부로 일하다가 부잣집의 아들이나 머리가 딸리는 영구(장욱제)의 부인으로

씨받이 겸해서 팔려오게 된다. 신랑이 정신지체장애임에도, 분이는 남편에게 온갖 정성을 다했다. 분이의 진심을 안

영구도 분이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었다. 하지만 분이는 시집온 그날부터 시어머니(박주아)와 시누이(권미혜) 사이에서 구박을 받았다. 아들 기웅을 낳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때 과거 술집 작부로 일한 사실로 쫓겨났다.

 

19526.25 전쟁으로 부산으로 피난간 분이와 영구는 우연히 다시 만났지만, 시어머니에 의해 헤어졌다.

분이는 6.25전쟁 중에 피난지 부산에서 국밥집을 하며 큰돈을 모으고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베풀었다.

그리고 10년 후에는 국밥 장사를 해서 모은 돈을 사회에 환원해 신문에 기사가 실렸다. 기사를 본 영구와

기웅(송승환)을 대전역에서 만나 분이가 사놓은 옛날 영구의 집으로 함께 가 살게 되었다.

가정에 순종적이었던 분이가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는 모습에서 시청자, 특히 여성들의 호응을 받았다.

여로는 애초 90회로 예정되었으나 2배가 넘게 방영되었고, 텔레비전의 판매를 신장시켰다. 특히 마을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기 위해 텔레비전이 있는 가정으로 모였다. 그래서 텔레비전의 볼륨을 크게 할 수 있는 T.V가

등장했다고 한다. 

그리고 드라마에 몰입한 사람들이 박주아씨와 권미혜씨를 굉장히 미워했다고 한다. 실례로 박주아씨와 태현실씨가

동승한 차가 사고가 나 태현실씨는 경상, 박주아씨는 중상이었으나, 모든 사람들이 중상을 입은 박주아씨보다 경상을

입은 태현실씨의 상태에 더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또한 드라마가 상영되는 시간에는 길에 오가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더구나 드라마를 보느라 도둑을 맞거나 밥을 태우는 일도 많았으며, 극장에서는 드라마 방영시간에는 영화를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영구 없다와 같은 유행어나 영구의 행동을 흉내를 내는 아이들로 부모님 중에 걱정하는 사람도

많았으며, 장애인 비하 문제도 거론되기도 했다.(사진:KBS)

여로의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