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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채, 무

윤의사 2024. 1. 31. 14:40

농촌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다. 힘든 것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고 노래를 한다.

이를 노동요라고 한다. 그중에는 '무타령'이 있다. 농촌에서 밭에 있는 무를 수확하며 두 편으로 갈라 부르던 노래이다.

 

 처녀에는 총각무, 부끄럽다 홍당무, 여덟아홉 열무,

   입맞췄나 쪽무, 이쪽저쪽 양다리무, 방귀뀌어 뽕밭무,

   처녀팔뚝 미끈무, 물어봤자 왜무, 오자마자 가래무,

   정들라 배드렁무, 첫날신방 단무, 단군기자 조선무,

   크나마나 땅다리무······.”

 

무타령이 불려질만큼 무는 우리 밥상에 없어서는 안되는 식품이다. 먹을 것이 부족할 때에는 구황작물로도 유용한 농작물이다. <세종실록> 73권, 세종 18년( 1436 ) 윤6월 29일 기사를 보면 

임금이 말하기를,

"무우[菁根]는 구황(救荒)에 있어 크게 유리한 점이 있는 식물이다. 옛 사람이 이르기를, ‘1묘(畝 : 논밭 넓이의 단위로 30평 곧 약 99.174 ) 땅에 이를 심으면 1천 명을 살릴 수 있다. ’고 하였으니, 어찌 근거 없이 그렇게 말하였겠는가. 우리 태종조와 내가 즉위한 후에도 유사(有司)가 그 이로운 점을 말한 바 있었으나, 끝내 아직 시행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그대로 나왔지만, 여염의 서민들은 다만 겨울철에 먹는 소채로만 이용할 뿐, 아직 많이 심는 자가 없는데, 이는 그 잇점을 몰라서 그러는 것이다. 금년 가을에는 민간에 무우씨를 미리 비축한 자가 없을 것이므로 이를 많이 심게 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금후로는 매년 봄철에 민간으로 하여금 무우씨를 많이 채취 비축하게 하였다가, 가을이 되거던 그해 연사의 풍흉을 막론하고 이를 많이 심어, 구황에 대비하게 하는 것을 상법(常法)으로 정하게 하는 것이 어떨까. 또 생각하건대, 대저 민심이란 옛 법에 젖어 새 법을 꺼려하는 법이어서, 무우씨를 심는 것이 비록 흉년에 살게 하는 도리요, 큰 도움이 된다해도, 생각하건대, 반드시 이에 힘쓰기를 꺼려할 것이니, 이를 억지로라도 심게 할 것인가. 의의(擬議)해 계달하도록 하라."

하니, 모두가 아뢰기를,

"구황(救荒)에 이롭기로는 무우가 가장 으뜸이 될 것이오나, 다만 무지한 소민들이 그 잇점을 모르고 있는 것입니다. 더욱이 살아 나가는 데에 유리한 것은 비록 많이 심게 한다 하더라도 무엇을 꺼릴 이유가 있겠습니까. 금후로는 각 고을의 수령으로 하여금 무우를 심는 것이 구황에 유리한 점을 순순히 권고하고 설득시켜, 봄에 씨를 받아 가을에 많이 심게 하는 것으로서 영구한 법규로 삼도록 하옵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조선시대에 무가 구황작물의 하나로 유용하였다는 기사이다.

무를 가지고 할 수 있는 먹거리는 풍부하다.  <산골농부의 자연밥상> 저자 최화자씨는

"무청과 가까운 부분(연두색 부분)은 단맛이 강하고 조직이 치밀해 생채·샐러드에, 가운데 부분은 단맛이 적당하고 조직이 단단해 조림이나 국물요리에, 맨 아래쪽은 매운맛이 강하고 섬유질도 많아 무나물 등 익힘 요리에 좋다."

 전한다.
무청을 말린 시래기는 나물과 밥·국 재료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며, 보통 장아찌를 담그는 무를 채썰어 말린 무말랭이는 후라이판에 한번 볶아 바싹해지면 주전자에 넣고 끓여 먹으면 겨울철 감기 예방과 혈액순환·소화개선에 특효약이라 한다. 

무에는 아밀라아제가 풍부해 천연소화제라 할 수 있으며, 과거 우리 조상들이 고구마나 떡을 먹을 때 동치미나 나박김치를 먹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글루코시놀레이트’ 가 분해되면서 항암, 항균 작용을 하는데 특히 위암에 효과가 있다. 베타인이라는 성분은 숙취를 해소하면서 간을 보호해주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를 개선하고 대장암을 예방한다.  시래기에는 비타민 A·B·C는 는 물론, 칼슘과 섬유소가 풍부하기에 무는 '영양덩어리'라 하겠다. 

조선시대 여성들에게 두 갈래로 갈라진 무는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 가장 인기가 많았는데, 이러한 까닭에 무를 다산채(多産菜)“라고도 부른다.

여성들에게 인기있었던 두 갈래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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