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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들의 새해맞이는

윤의사 2023. 12. 31. 10:52

새해를 맞이하기 바로 전날인 섣달 그믐날을 눈썹세는 날이라 하였다.

어린이들에게 겁을 주어 섣달 그믐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고 했다.

어린이들은 겁을 먹고 새벽까지 졸린 눈을 비비며 밤을 지새웠다.

어른들도 밤에 잠을 자지 않기 위해 술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워가며 밤을 지새웠다고 한다.

또한 섣달 그믐날 밤에는 방이나 마루, 부엌, 다락, 뒷간, 외양간에 불을 밝게 밝히고 잠을 자지 않았다.

그리고 담치기라는 풍속이 있는데, 이는 오늘날 연말연시에 실시하던 이웃돕기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동네 청년들이 자루와 함께 꽹과리, 장구, , 징의 네 가지 악기(사물)와 나발, 태평소, 소고(버꾸라고도 함) 등의 악기로

연주를 하면서 행렬을 지어 춤을 추는 모습을 마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마을 사람들이 쌀이나 보리 같은 곡식을 자루에

담아준다. 이렇게 얻은 곡식을 노인만 사는 집이나 환자가 있거나 가난해서 명절인데도 떡조차 해먹지 못하는 집의 담

너머로 몰래 던져주었다. 이웃에게 좋은 일이 되는 담치기를 하면 그해 액운이 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복조리를 붉은 실로 매어 부엌에 걸어두기도 했다. 조리는 쌀로 밥을 지을 때 돌과 같은 이물질을 골라내는 도구로,

조리를 부엌에 걸어두면 벼농사가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또한 복조리로 쌀을 일 때는 복이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라는

뜻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일었다.복을 기원하는 것으로 복갈퀴를 사기도 했는데, 남자들이 복을 갈퀴로 긁어모으라는 뜻이다.

세화(歲畵)’ 새해맞이 그림을 집안에 붙이거나 서로 선물했다. 이것은 묵은 해를 보내고 다가오는 새해에 액운을 막고 평안하고 좋은 일만 생기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이 풍속은 처음에는 궁중에서 해오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민간으로 퍼져나간 것이다. 세화에는 한해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것으로 신선도십장생도(오악이 이어지고 드넓은 창해가 펼쳐진 곳에 사슴, 거북이 등이 노니는 모습)’, 부귀와 영화를 기원하는 것으로 모란문(牡丹紋)’, 동물로는 닭이나 호랑이도 그렸다. 액운을 막기 위해 중국 문신(門神)에서 유래한 신도(神荼울루(鬱壘)와 위지공(蔚遲恭진숙보(秦叔寶), 종규(鐘馗) 등을 그렸다. 종규는 당나라 현종 황제의 꿈에 나타나, 잡귀를 쫓아내서 황제의 병을 낫게 했다고 전해지는 도교의 신으로, 귀신과 나쁜 병 특히 눈병을 쫓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중국 문신은 갑옷을 입고 손에 예장을 들고 허리에 보검을 찬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인물로는 신라 때 아라비아 사람으로 알려진 처용이 그려졌다. 턱수염이나 깊은 코로 인상이 강하지만 미소를 띤 인자한 모습으로 그렸다.

 

2024년은 갑진년, 용의 해이다. 용이 하늘로 오르듯이 모두 건강하시고 사업에 대운(大雲)이 있으시길 기원드립니다.

쾌릉에 있는 아라비아인의 모습, 아마 처용도 이 모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