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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춧가루 없는 김치, 고춧가루 있는 김치

윤의사 2023. 11. 22. 17:29

오늘은 김치의 날이다. 세계 문화유산인 김장 문화를 계승하고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지정됐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도 기념일로 제정할 만큼 김치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김치대전도 일어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이 각각 김치의 종주국 인양 떠들고 있다.

하지만 김치는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채소 가공 식품으로 아주 오랜 옛날부터 밥과 함께 먹던 반찬이다.

배추, , 오이 등을 소금에 절여서 고추, 마늘, , 생강, 젓갈 등의 양념을 넣어 적당히 발효를 시킨 뒤 먹는다.

오늘날에는 다이어트 식품에 영양의 보고(寶庫)라 하여 세계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 되었다.

상고시대부터 먹기 시작한 김치는 겨울이 긴 동북아시아에서 썩기 쉬운 채소를 오랫동안 보관하면서 먹을 수 있도록

개발해 낸 식품인 것이다.

당시에는 무, 오이, 가지, 부추, 죽순, 마늘 등을 소금으로 절이거나, 술이나 술지게미, 소금을 함께 넣어 절였는데,

오늘날의 김치와는 달리 장아찌류에 가까웠다.

문헌에 나오는 최초의 김치는, 고려 고종(재위:12131259) 때의 문장가 이규보가 지은 <가포육영>이라는 시 속에

나오는 것이다.

 

무장아찌, 여름철에 먹기 좋고

소금에 절인 순무, 겨우내 반찬되네.

 

위의 구절로 보아 고려시대에 오늘날의 물김치같은 무소금절이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나박김치와 동치미도

고려시대에는 개발되었다고 한다. 이 때 양념으로 천초(川椒:산초나무 열매의 껍질), 생강, 귤껍질 등이 쓰였다.

고려시대의 김치는 원나라에도 전해져, 고려 여인으로서 원나라의 황후가 된 기황후를 중심으로 퍼진 고려양(高麗樣:

원나라에 유행한 고려식 풍습으로 한복, 버선, 신발 등이 원나라의 귀족 문화를 이루었다.)의 하나가 되었다.

김치에 고춧가루를 넣기 시작한 것은 임진왜란 이후의 일이다. 고춧가루를 사용하기 전에는 김치에 맨드라미꽃을 넣어

붉은 색을 띠게 하는 정도였다고 한다.

김치에 넣었던 맨드라미

고추는 원산지가 열대 아메리카로서, 임진왜란을 전후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고추의 등장으로 김치담그는 방법은 다양해졌다. 고추의 매운 성분이 비린내를 없애줌으로서, 젓갈류가 양념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궁중에서는 조기젓, 육젓 등 비교적 비싸고 귀한 것을 넣었고, 민간에서는 멸치젓이나

새우젓을 주로 사용했다.

1715년에 홍만선(洪萬選)이 지은 산림경제(山林經濟)에는 오늘날의 김치가 거의 보이지 않으나, 그로부터 50년이

지나 편찬된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는 오늘날의 김치 종류가 거의 다 등장한다. 배추김치, 오이소박이,

동치미, 겨울가지김치, 전복김치, 굴김치 등이 소개되어 있다.

이로 미루어 보아 처음에는 딱딱한 오이나 무 등속만 김치 재료로 쓰이다가 조선시대 후기에 이르러서야 배추 등

부드러운 재료도 이용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잇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잘 먹는 배추김치는 그 역사가 3백년도 안 되는

셈이다.

김치는 필요할 때마다 그때 그때 담가 먹기도 하고, 겨우내 먹기 위해 가을철에 한꺼번에 많이 담그기도 한다. 뒤의 것을

김장이라 한다. 김장의 종류로는 배추김치, 동치미, 깍두기, 총각김치 등이 있으며, 고춧가루, 마늘, , 생강, 젓갈류가

양념으로 들어간다.

김치는 영양의 집합체로서 장내 소화를 돕는 요구르트 성분까지 들어 있어 현대에 와서 그 진가를 더욱 높이 인정받고

있다.

맛있는 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