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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달력이 인기

윤의사 2023. 12. 28. 19:54

요즈음 은행 등 금융기관 달력이 인기란다.

금융기관 달력을 집안에 걸어두면 부자가 된다는 믿음 때문이란다.

그런데 지금 달력은 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삶의 지침이 별로 없다.

어촌에나 가면 어촌 사람들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주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어렸을 때 함께 했던 달력은 생활정보지라고 하겠다.

농촌에서 살았던 필자였기에 파종, 모내기, 농약주기, 제초작업, 추수 등 농사에 필요한 갖가지 정보를 제공하였다.

아마도 지금 그러한 달력이 있다면 귀촌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달력 중 책력(冊曆)이라는 것이 있다. 

바로 책 형태로 만들어졌기에 책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웠다.

책력은 단순히 날짜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24절기와 월일에 따른 예상 강수량,

시기에 맞춘 농사법 등을 소개하여 농사짓기의 지침서가 되었다.

또한 손 없는 날을 지정해 이사 가기 좋은 날, 제사나 명절에 맞춘 목욕하기 좋은 날, 씨앗 심기에 안 좋은 날 등

00하기 좋은 날, 00하기 나쁜 날 등 길흉일을 표시해주어 생활의 지침서가 되었다.

동지에 달력을 나눠주는 풍습에 따라 조선 전기에 1만 부 정도 펴낸 책력을

조선 후기에 30만부 이상 펴냈으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책력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의 선친께서 달력에 일기 형식의 가정사와 국사를 적어 지금도 선친이 사용하던 달력을 보면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알 수 있다.

선조 때의 정치가인 서애 류성룡(柳成龍, 1542~1607)이 사용했던 책력인 대통력(보물 제160-10호)에도

16장의 달력의 빈곳에 이순신 장군의 전사 소식, 일본에 주자학을 전한 강항의 귀국 등 

손수 당시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기록 등 16세기-17세기 초의 상황을 손수 기록해 지금으로 말하면

개인 다이어리라 하겠다. 또한 차례를 지낼 때 필요한 술 빚는 법까지 적을 정도이다. 

조선시대 사람들이 기록을 얼마나 중시했으며, 또한 달력 하나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문화재청)

류성룡의 대통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