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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공예술, 비단벌레 말안장

윤의사 2023. 11. 18. 16:48

5세기 신라 시대의 무덤인 경주시 황남대총. 1973년 이곳에서 마치 에메랄드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장식을 가진

금동 말안장 가리개가 출토됐다. 황금빛과 오색영롱한 초록빛이 섞여 화려하게 서로 어울려 보석이라 여겨졌던

장식물의 실체는 비단벌레의 날개였다.

삼국시대에 우리나라에 없을 것으로 알고 있던 비단벌레가 살았을 것으로 확신을 서게 만들었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선 해남·완도 등 남해안 일부 지역과 전라북도 부안, 그리고 밀양 표충사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496호이다.

비단벌레 날개는 얇은 층의 단백질 분자가 막을 쳐서, 서로 다른 각도로 쌓여 여러 방향으로 반사시키고, 날개가

갖고 있는 구리··마그네슘 등 금속 성분은 반사각에 따라 여러 빛깔을 낸다.

비단벌레는 중국에서 녹금선(綠金蟬)’, 일본에서 옥충(玉蟲)’이라 불리며 금화충(金花蟲), 길정충(吉丁蟲) 등이라고도

하며 고대부터 장식용으로 이용됐다. 황남대총에서 발견된 비단벌레 말안장의 경우 약 2천 마리의 비단벌레가

사용되었으니, 신라 최상위 계층의 위엄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때문에 비단벌레는 왕실의 곤충으로 불렸다.

비단벌레로 장식한 금동 말안장 뒷가리개는, 지난 1973년 황남대총에서 출토된 이래 비단벌레의 날개가 빛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건조한 상태가 되면 색깔이 변해 수장고 내에서 빛과 차단된 채 높은 순도의 글리세린 용액 속에 보관돼

보존하고 있다.

현재 비단벌레는 환경부지정 보호야생동식물 중의 하나로 보호받고 있어 황남대총의 문화재를 전시할 수 없어 복원을

하는데 일본에서 사육한 것을 기증받아 공예가 최광웅씨의 복원으로 황남대총의 금동 말안장 뒷가리개의 모양을

되살릴 수 있었다고 한다. 복원제품도 제한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신라시대에 왜 비단벌레를 장식물에 자주 사용했을까? 비단벌레 날개가 화려하고 아름답다는 것 외에 또 다른

까닭이 있다. ·청 시대 편찬된 중국 광동 지방 지리지인 광동통지에는 금화충(비단벌레)이라는 곤충을 소개하면서

그것을 달고 다니면 사람들을 증미(增媚)하게 한다.”라는 기록이 있다. 즉 정력이 좋아진다는 뜻이다. 그리고 비아그라성 약물로도 사용된 듯 하다. 더구나 영생불사(永生不死)의 의미도 있다, 비단벌레는 아름다운 자태에 왕성한 정력과 영생불사를 상징하기에 지배층, 특히 임금이 장식물로 사용해 왕권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한다. 아름다움과 함께 왕성한 정력을 더해주는 비단벌레이니 아마도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비단벌레는 비단벌레과의 곤충으로 몸길이 3-4cm로 길쭉하고, 몸빛은 금록색이고 앞날개에 구릿빛의 굵은 세로줄이 있다. 사실 해충으로 유충이 감나무 벗나무 등의 줄기를 갉아먹는다. 날개의 화려함으로 옷감이나 마구류 등을 장식하는데 사용했다.

비단벌레 말안장 출토품(위)과 복원제품(아래)
비단벌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