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역사문화사전/24절기

오늘은 백로(白露)

윤의사 2023. 9. 8. 19:55

흰 백, 이슬 로. 흰 이슬이란 뜻이다. 백로를 전후한 시기에 밤에 기온이 떨어져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꽃잎 등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나온 이름으로 첫 이슬이라 하겠다. 백로는 절기상으로 처서(處暑)와 추분(秋分) 사이에 있다.

조석(朝夕)과 낮의 기온차가 커지며 매미 소리는 사라지면서 귀뚜라미가 울며 본격적인 가을을 알린다.

습한 여름 기운이 사라지면서 하늘은 높고 푸르며 곡식이 잘 익는다. 오죽하면 속담에 백로가 지나서는 논에 가볼 필요가 없다.’라고 했을까? 즉 벼가 백로가 지나면 수확할 시기만 남았기에 논에 가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중국 사람들은 백로에서 추분가지의 시기를 5일씩 삼후(三侯)로 나누어, 초후에는 기러기가 날아오고, 중후에는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며, 말후에는 모든 종류의 동물들이 겨울에 먹을 먹이를 준비한다고 했다.

이 시기와 관련된 사자성어로 천고마비(天高馬肥)’가 있다.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찌는 가장 좋은 계절이란 뜻이다. 하지만 중국에선 북방 오랑캐들이 살찌고 날랜 말을 타고 약탈을 하러 오니 경계하라는 뜻이다. 또한 이 시기는 포도가 제철이라 포도순절(葡萄旬節)이라고도 불린다. 맑고 쾌청한 햇볕으로 일조량이 많고 밤과 아침에 내리는 이슬로 포도는 잘 익어가고 단내를 풍겨, 포도가 가장 맛있는 시기가 바로 백로 무렵이다. 포도와 함께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하는 전어도 이 시기에 먹었다. 그리고 이 시기면 송이버섯이 소나무 사이에서 많이 솟아나 먹는 시끼로, 백로가 지나면 송이버섯을 먹기 어려워진다.

백로와 관련된 속담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칠월 백로에 패지 않은 벼는 못 먹어도, 팔월 백로에 패지 않은 벼는 먹는다"는 속담이다. 백로 시기는 이삭이 여물기에 좋은 때다. 따라서 백로 전에는 이삭이 패어야 한다. 음력 칠월에 백로가 들었는데, 이때까지 벼가 패지 않았다면 그 벼는 먹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백로는 추수 준비를 하기도 하지만 백로 시기까지 벼 이삭을 살펴보고 올해 농사가 잘 되었는지 흉년이 드는지를 점쳐보는 것을 백로보기라고 했다. 또한 백로 절기에 비가 올 경우 풍년이 든다고 했다. 이를 보면 백로가 한 해 농사를 점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절기였음을 알 수 있다. 백로 전후에는 농촌에서는 바람을 관찰해 풍흉을 점쳤다. 바람이 불면 농사에 해가 된다고 했으며, 비록 벼가 여물어도 색깔이 검어진다고 했다.

농촌에서 백로 무렵은 추수를 하기 전 잠깐 쉴 참이다. 이 시간에 농촌의 여인들은 친정을 가거나 친정과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중간 지점에서 만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그동안 쌓인 이야기를 하였다. 이를 반보기라고 한다.

청포도가 먹음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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