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역사문화사전/24절기

24절기 중 춘분

윤의사 2023. 3. 18. 11:21

天時忽忽到春分(천시홀홀도춘분) 

東北都無吉語聞(동북도무길어문) 

山雨溪風渾漫興(산우계풍혼만흥) 

不如終日醉醺醺(불여종일취훈훈) 

 

세월은 문득 흘러 춘분 절기 왔어도

동북엔 좋은 소식 들려옴이 전혀 없네

산속 비 계곡 바람 부질없는 흥취이니

온종일 술에 취해 지냄이 더 낫구나

 

조선 중기 문신 이정암(李廷馣)의 한시 ‘춘분’이다.

이제 다음 주면 춘분이다. 완연한 봄인 듯 하지만, 음력으로는 아직 2월이라

추위가 완전히 물러나지 않고 꽃샘추위가 오기도 하며 눈도 내리기도 한다.

그래서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 '이월 바람에 검은 쇠뿔이 오그라진다', '2월 바람에 김칫독 깨진다'와 같은 속담이 있을 정도다.  

춘분을 전후해 농촌에서는 물꼬를 손질해 물을 가두고, 논밭에 뿌릴 씨앗 종자를 고르는 등 본격적인 농사일을 한다.

그리하여 춘분의 날씨로 한해 농사와 길흉을 점쳤다. 

춘분에 비가 내리면 병자가 드물고, 춘분에 맑고 구름이 없으면 동식물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며 열병이 돈다고 했다.  춘분에 동풍이 불면 보리 풍년이 들고, 서풍이 불면 보리 흉년으로 굶주릴 수 있으며, 남풍이 불면 5월 전에는 비가 많이 오나 5월 이후에는 가물 것이며, 북풍이 불면 벼농사가 흉년이 든다고 했다.

춘분은 '나이떡 먹는 날'이라고 했다. 송편과 거의 같은 떡으로 아이들에게는 크게 빚어서, 어른들은 작게 빚어 나이수만큼 먹었다. 머슴들에게도 한해 농사를 잘 지어달라고 '머슴떡'이라고 부르는 나이떡을 주었다. 강원도에서는 설날에 먹는 가래떡을 저장했다가 먹기도 하며, 경사도에서는 나이수만큼 쑥떡을 먹기도 했다.

춘분에 볶음콩을 먹는데, '볶음콩을 먹으면 새와 쥐가 사라져 곡식을 잘 저장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함께 콩을 먹으면 저지방 고지방 식품이므로 건강과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었다.

미나리도 먹는데, 갈증을 풀며 머리를 맑게 해주고 술독을 풀어준다. 혈액의 산성화도 예방해주기에 전, 찌개, 생즙으로 많이 먹고 있다.

춘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기에 음과 양의 기운이 같고, 본격적으로 따뜻해지는 시기이기에 움추린 몸에 기운을 불어넣는 시기라고 하겠다.

송편을 나이떡으로 먹기도 했다

 

'우리역사문화사전 > 24절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망종  (0) 2023.06.06
오늘은 청명  (0) 2023.04.05
3월 6일, 경칩  (0) 2023.03.05
오늘은 대설  (1) 2022.12.07
오늘은 소설(小雪)  (0) 2022.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