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역사문화사전/24절기

3월 6일, 경칩

윤의사 2023. 3. 5. 17:14

경칩은 겨울잠을 자고 있던 개구리와 벌레들이 깨어나는 시기로 24절기 가운데 세 번째 절기이다.

놀랠 '경(驚)' 대신에 열 '계(啓')를 써서 '계칩'이라고 했다가, 중국 전한의 6대 경제의 이름이 유계(啓)이기에 피휘를 하여 경칩으로 바꿨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따듯한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이기에 모든 동식물이 화사한 봄기운에 웅크렸던 몸과 마음이 깨어나 움직이기 시작하는때였으므로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하는 시기이다.

<성종실록>에 의하면 

'우수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춘분에는 올벼를 심는다고 하였듯이, 우수와 경칩은 새싹이 돋는 것을 기념하고 본격적인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절기'

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경칩 이후에는 갓 나온 벌레 또는 갓 자라는 풀을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불을 놓지 말라는 금령을 내렸다'고 전한다.

경칩의 풍속으로 

경칩에 고로쇠나무(특히 단풍나무나 어름넝쿨)를 베어 그 수액을 마시면 위장병이나 속병에도 좋으며, 여름에는 더위를 덜탄다고 전한다. 고로쇠물을 마시며 건강을 기원하고 새로운 시작을 다짐했다고 하겠다.

개구리나 도롱뇽 알을 건져먹기도 했다. 개구리알을 먹으면 허리 아픈데 좋으며, 보신(補身)이 된다고 믿었다.

보리싹으로 점을 치기도 했다. 보리싹이 추운 겨울을 잘 견디어 곧게 잘자랐으면 그해 농사가 풍년이요,  그렇지 않으면 흉년이라고 했다.

또한 경칩에는 일부러 흙을 만지는 일을 해서 1년 동안 무탈하게 보내기를 바랬다. 그래서 일부러 흙담을 쌓거나 손질을 하였는네, 빈대가 많은 집에서는 잿물을 담은 그릇을 방의 네 귀퉁이에 놓아두었다.

요즘 젊은 커플 사이에서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에 초코렛이나 사탕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는데,

조선시대의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는 바로 경칩이었다. 가을에 주운 은행을 간직해두었다가 경칩에 함께 까먹으면 사랑이 오래간다고 믿었으며, 은행나무 주변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 은행나무가 암수가 따로 있어 서로 가까이 있어야만 열매를 맺기에 이런 풍습이 생겨났다고 하며, 공자 이래로 은행나무는 '학문에 정진'하는 나무의 상징이기에 남자친구가 열심히 공부해 입신양명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은행을 주기도 했다.

싱그러운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보리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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