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역사문화사전/잘난 척하기 딱좋은 우리불교사전

횡설수설(橫說竪說)

윤의사 2023. 5. 23. 19:25

횡설수설(橫說竪說)은 불가에서 부처님의 설법을 가리킨다.

부처님께서 중생들에게 가리침을 펴실 때 듣는 사람의 수준에 맞추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온갖 비유와 관련 이야기를 끌어들여 조리있게 잘 설명한 것을 횡설수설(橫說竪說)’이라고 하였다.

중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뜻으로 쓰였으며, ‘횡설수설(橫說竪說)’이 아닌 횡설종설(橫說從說 )’이었다.

장자 서무귀편을 보면

 

서무귀가 나오자, 여상이 그에게 물었다.(徐无鬼出 女商曰)/

선생께서는 대체 무슨 말로 우리 임금을 설득하셨습니까?(先生獨何以說吾君乎)”/

제가 임금님을 설득시키는 방법은 횡적으로는,(吾所以說吾君者)/

, , , 악을 사용하였고,(橫說之則以詩書禮樂)/

종적으로는 주서의 금판편육도편을 사용하였을 뿐입니다.(從說之則以金板六弢)

 

횡설종설이었던 말이 횡설수설로 바뀐 것이다. 박학다식한 지식을 바탕으로 가로로 세로로 종횡무진하며

조리있게 다른 사람을 가리친다는 뜻이다. ‘(혹은 수)’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깊이,

여러 가지 사물을 포괄하는 탐색의 넓이를 말한다.

그런데 ()’가로라는 뜻 이외에 옆으로 누이다, 옆으로 차다, 가로 지르다처럼 자기 멋대로 함부로 하는 행동

이기에 횡설수설(橫說竪說)’이 뜻 없는 말을 자꾸 늘어놓는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횡설(橫說)’의 뜻도

자기 주장만 하는 어거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횡설수설(橫說竪說)’과 관련된 이야기로 정몽주가 전한다. 이색이 정몽주를 평가하는 대목이

고려사에 보인다.

 

이색이 매우 칭찬하기를, “정몽주의 주장은 횡설수설하나, 이치에 합당하지 않음이 없다.”하면서 동방이학(東方理學)의 시조로 추대하였다.(李穡亟稱之曰, “夢周論理, 橫說竪說, 無非當理.” 推爲東方理學之祖)

 

이색이 바라볼 때 포은 정몽주가 고려 시대의 국립대학인 성균관에서 유생들에게 강의하면서 유생들 사이를 바쁘게

다니면서 조금도 이치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조리가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정몽주와 이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