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역사문화사전/잘난 척하기 딱좋은 우리불교사전

사자후가 아내의 잔소리?

윤의사 2022. 4. 18. 20:02

'사자후(獅子吼)는 5세기 구마라집이 번역한 유마경에 나오는 불교용어이다.

유마경불국품에는

법을 연설하여 두려움이 없기가 마치 사자가 울부짖듯 하여(猶獅子吼) 보살이 강설함이 우레가 떨치듯 하며……
부처님의 한 번 설법에 뭇 악마가 굴복하고 귀의한다는 뜻으로, 부처님의 설법을 사자의 포효에 비유한 말이다.

부처님의 두려움이 없는 위대한 모습들을 백수의 왕인 사자에 비유하는 것을 자주 본다.

부처님이 앉은 존귀한 자리를 사자좌(獅子座)’라 하고, 부처님의 걸음을 사자보(獅子步)’라 한다.

 

오늘날에는 일반적으로 크게 외치면서 열변을 토하는 연설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한다.

그런데 사자후(獅子吼)아내의 잔소리로 쓰이는 경우도 있었다.

()나라의 소동파(蘇東坡)가 친구인 오덕인에게 보낸 시 가운데에 역시 친구인 진계상의 부인인 하동 유씨가

남편에게 잔소리하는 소리를 표현하여 사자후라 한 것이 그 시초이다.

 

용구거사역가련(龍丘居士亦可憐)
담공설유야불면(談空說有夜不眠)
홀문하동사자후(忽聞河東獅子吼)
주장낙수심망연(柱杖落水心茫然)

 

용구의 거사 또한 가련하다/

있는 일 없는 일 얘기하며 밤을 새는데/

갑자기 하동의 사자후 소리가 들려온다/

지팡이도 손에서 떨어지고 마음이 망연하도다

 

용구의 거사란 진계상을 말한다.

진계상은 열렬한 불교도로 친구들을 모아 놓고 밤을 지새우며 학문에 대하여 토론을 하고 있었다.

진계상의 부인은 하동 유씨로 집안 경제에는 관심이 없으면서 오직 학문에만 매달리는 진계상을 못마땅히 여겨

큰소리로 남편에게 대들었다. 그러자 진계상은 하동 유씨의 소리에 크게 놀라서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까지 놓쳐

버리고 정신까지도 혼란스러우면서 어리둥절했다는 뜻의 유쾌하면서도 희극적으로 풍자한 시이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우리 조상들이 바가지를 만들 대 사용하던 박이다. 이 박의 속을 파낸 후 삶아 말려 바가지로 사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