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동쌤의 역사 속의 오늘은?

오늘은 정철 시인이 태어난 날

윤의사 2021. 12. 6. 10:32

정치인 정철이 1536년 12월 6일 정유침의 아들로 서울 장익동(오늘날 청운동)에서 태어났다.

단언할 수는 없지만 정치인으로 정철은 실패했다고 하겠다.

단지 서인의 대표적인 정치가로 서인당의 이익만을 위하여 살았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인으로 가사(歌辭) 문학을 꽃피운 송강 정철은 윤선도와 함께 우리 나라 시문학에 빛나는 업적을 쌓았다.

대표작으로 가사엔 '관동별곡''사미인곡' 등이 있고, '이고진 저 늙은이...'로 시작되는 유명한 시조 '훈민가'도 남겼다.

송강의 가사로 '사미인곡', '속미인곡', '관동별곡', '성산별곡'과 시조 100여수는 국문시가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가사작품은 우리말을 아름답게 나타냈다고 하겠다.

'사미인곡'은 선조 21(1588) 정철이 지은 가사로, 50세 되던 선조 18(1585) 8월에 당파싸움으로 인해 

사헌부와 사간원의 논척을 받고, 고향인 전라도 창평으로 귀향하였다.

이때 임금을 애틋하게 생각하며 그리워하는 정을 한 여인이 그 남편을 생이별하고

사랑하여 몹시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자신의 임금에 대한 충성과 그리워하는 정을 고백한 작품이

사미인곡이다.(선조에게 아부하려던 작품은 아닐지?)

구성은 서사(緖詞춘원(春怨하원(夏怨추원(秋怨동원(冬怨결사(結詞) 등의 6단락으로 짜여져 있다.

 

봄바람이 문득 불어 쌓인 눈을 헤쳐 내니,

창밖에 심은 매화가 두세 가지 피었구나.

가뜩이나 쌀쌀하고 담담한데, 그윽히 풍겨 오는 향기는 무슨 일인고?

황혼에 달이 따라와 베갯머리에 비치니,

느껴 우는 듯 반가워하는 듯하니, 임이신가 아니신가

저 매화를 꺾어 내어 임 계신 곳에 보내고 싶다.

그러면 임이 너를 보고 어떻다 생각하실꼬?

 

꽃잎이 지고 새 잎 나니 녹음이 우거져 나무 그늘이 깔렸는데

비단 포장은 쓸쓸히 걸렸고, 수 놓은 장막만이 드리워져 텅 비어 있다.

연꽃 무늬가 있는 방장을 걷어 놓고, 공작을 수 놓은 병풍을 둘러 두니,

가뜩이나 근심 걱정이 많은데, 날은 어찌 길던고?

원앙새 무늬가 든 비단을 베어 놓고 오색실을 풀어 내어

금으로 만든 자로 재어서 임의 옷을 만들어 내니,

솜씨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격식도 갖추었구나.

산호수로 만든 지게 위에 백옥으로 만든 함에 담아 앉혀 두고,

임에게 보내려고 임 계신 곳을 바라보니,

산인지 구름인지 험하기고 험하구나.

천 리 만 리나 되는 머나먼 길을 누가 찾아갈꼬?

가거든 열어 두고 나를 보신 듯이 반가워하실까?

 

하룻밤 사이의 서리 내릴 무렵에 기러기 울며 날아갈 때,

높다란 누각에 혼자 올라서 수정알로 만든 발을 걷으니,

동산에 달이 떠오르고 북극성이 보이므로,

임이신가 하여 반가워하니 눈물이 절로 난다.

저 맑은 달빛을 일으켜 내어 임이 계신 궁궐에 부쳐 보내고 싶다.

누각 위에 걸어 두고 온 세상을 비추어,

깊은 산골짜기에도 대낮같이 환하게 만드소서.

 

천지가 겨울의 추위에 얼어 생기가 막혀, 흰 눈이 일색으로 덮여 있을 때에,

 

사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날짐승의 날아감도 끊어져 있다.

소상강 남쪽 둔덕도 추위가 이와 같거늘,

하물며 북쪽 임 계신 곳이야 더욱 말해 무엇하랴?

따뜻한 봄기운을 부치어 내어 임 계신 곳에 쐬게 하고 싶다.

초가집 처마에 비친 따뜻한 햇볕을 임 계신 궁궐에 올리고 싶다.

붉은 치마를 여미어 입고 푸른 소매를 반쯤 걷어 올려

해는 저물었는데 밋밋하고 길게 자란 대나무에 기대어서 이것저것 생각함이 많기도 많구나.

짧은 겨울 해가 이내 넘어가고 긴 밤을 꼿꼿이 앉아,

청사초롱을 걸어둔 옆에 자개로 수 놓은 공후라는 악기를 놓아 두고,

꿈에서나 임을 보려고 턱을 바치고 기대어 있으니,

원앙새를 수 놓은 이불이 차기도 차구나. 이 밤은 언제나 샐꼬?

 

하루도 열두 때, 한 달도 서른 날,

잠시라도 임 생각을 말아 가지고 이 시름을 잊으려 하여도

마음속에 맺혀 있어 뼛속까지 사무쳤으니,

편작과 같은 명의가 열 명이 오더라도 이 병을 어떻게 하랴.

, 내 병이야 이 임의 탓이로다.

차라리 사라져 범나비가 되리라.

꽃나무 가지마다 간 데 족족 앉고 다니다가

향기가 묻은 날개로 임의 옷에 옮으리라.

임께서야 나인 줄 모르셔도 나는 임을 따르려 하노라

문집으로 <송강집>7책과 <송강가사>1책이 전한다.

정철
정철이 태어난 곳을 알리는 표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