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배우는 인물사/인물여지도

대구 삼절, 염농산 1

윤의사 2019. 12. 22. 16:55

염농산


경상북도 성주군 용암면 용정리에는 앵무 공덕비라 불리는 비석이 자리하고 있다.  

   

염농선 제언 공덕비(廉隴山 堤堰 功德碑)

 

이곳을 앵무빗집이라 불리는 것으로 보아, 비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19506.25전쟁으로 비각이 불에 타 없어지고

지금은 비석과 비석을 둘러싼 담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래 이 비석 앞면에는 "염농산 제언 공덕비(廉隴山 堤堰 功德碑)"라고 새겨져 있고

그 양 옆에는 다음과 같은 비문이 새겨져 있다. 한자의 해석은 성주군지(星州郡誌)에서 옮겨왔다.

 

石强扵弩/ 溪澗爲東

里落故按/ 阡陌仍成

魚龍古窟/ 禾稼登塲

國計民有/ 幷被其功

汝不吾信/ 視此林隴

十蕢山積/ 俾也可忘

 

돌이 쇠뇌에서 힘을 쓰니/ 개울물 불어 낙동수가 되고

고향마을 일부러 더듬어보니/ 논밭의 두렁들이 예처럼 되었네.

물고기들의 묵은 늪에서/ 오곡이 용처럼 하늘로 치솟네.

나라의 정책이 백성에 있으니/ 아울러 입었도다. 그 공덕을

모두가 믿지를 못한다며는/ 이를 보라 숲진 농산의 방천을

여러 사람 한 삼태기씩 흙으로 산을 쌓았으니/ 모두가 가히 잊으리로다.

 

監役 金容雲 崔在翰 己未 五月 五日

감역 김용운 최재한 기미  5  5

 

비석의 내용으로 보아 성주군 용암면에 흐르는 낙동강의 지천인 신천이 홍수로 범람을 하자

염농산이라는 사람이 제방을 쌓는데 큰 돈을 내놓아 물난리를 방지한 공덕을 잊을 수 없다는 내용이다.  

 비석 뒷면에는 제방을 쌓는데 총감독한 사람의 이름과 비석을 세운 연월일이 새겨져 있다.

성주군지에 의하면 염농산은 앵무라는 기명(妓名)으로 더 유명하다.

성주군지의 기록에는 염농산이 1889년에 태어났으며, 그녀가 서른 한 살 되던 해인 기미년,

1919년에 제방을 쌓아줌으로써 주민들이 그 공덕을 칭송하여 세운 비석이다.

염농산은 황진이, 서경덕, 박연폭포를 송도삼절이라고 불렀듯이

자신과 동생인 비취를 비롯하여 석재(石齋) 서병오(徐丙五, 1862-1935), 달성공원(達城公園)

대구삼절이라고 하였다.

석재 서병오는 영남출신으로 군수를 지내기도 한 인물로 1901년을 전후하여

중국 상해(上海)로 가서 이곳에 망명 중이던 민영익(閔泳翊, 18601914)과 만났다.

민영익은 명성황후가 살해당하자 조선에 대한 희망을 접고, 상해로 망명하여

천심죽재(千尋竹齋)’라는 집을 마련하고 글씨와 그림을 그리는데 열중했다.

민영익이 망명할 때 상해는 세계 최고의 국제무역도시로서 글과 그림을 그려 생활하는 예술인들이 많이 있었다. 민영익은 국내에서 홍삼을 가져와 팔아서 자신의 예술인 생활을 할 수가 있었다.

민영익은 행서에 능했고 수묵화에 능했는데, 글씨에는 힘이 있고 화풍이 뛰어나서

오창석 등 중국의 문인화가들의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민영익 글씨


서병오는 민영익과 가까이 지내면서 그의 소개로 당시 상해에서 활동하던

유명한 중국인 서화가 포화(蒲華오창석(吳昌碩) 등과 만나면서 글씨와 그림에 눈을 떴다.

문인화법의 영향을 받아 묵을 짙게 그리는 사군자와 격조있는 행서를 남긴 인물이었다.

달성공원은 18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곳이다. 삼한시대부터 권력자들을 중심으로 살았던 지역이다.

처음에는 흙으로 쌓은 토성으로 만들어졌다가, 이후 돌로 만든 석성으로 쌓았다.

성이 만들어진 때는 삼국사기2신라본기첨해이사금조에

‘15(261) 2월에 달벌성을 쌓고 나마 극종을 성주로 삼았다

내용이 역사가 전하는 달성의 최초 기록이다.

임진왜란 중이던 선조 29(1596)에는 달성에 석축이 더해졌고 경상감영이 이곳에 설치됐다.

하지만 정유재란으로 감영은 완전히 불타고 달성은 폐허가 됐다.

이후 경상감영은 달성을 떠나 안동으로 옮겼다가 현재의 중구 포정동에 자리 잡았다.

그러므로 달성은 대구 역사에서 신라에서부터 현대까지 이어져 온 대구를 상징하는 곳이라 하겠다.


대구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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