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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황청심원은 우리 것이 최고여!

윤의사 2019. 4. 2. 19:42

우황청심원은 한국 것이 최고여!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을 여행할 때 필히 사 가지고 오는 약 중의 하나가 우황청심원이다.

마치 중국의 비약인 양 중국의 곳곳을 누비며 싹쓸이를 하여 약방에서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고 한다.

뇌질환, 중풍성질환, 심장성질환, 신경성질환에 쓰이는 우리나라 가정의 전통 상비약으로 구비되고 있는 우황청심원이 우리나라의 전통 한방약인 줄을 모르고 하는 이들 관광객의 행위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우황청심원 중 제주도 것이 유명하였다.

왜냐하면 우황청심원의 주성분인 우황이 제주도에서 기르는 소에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황은 소의 간이나 담낭에 생긴 결석을 말한다.

사람에게 결석이 생기듯 소에 생기는 것으로 약효가 뛰어났다고 한다.

우리나라 우황청심원의 우수성은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에 가는 사신들에 의해 많이 알려지고 있다.

조선시대 중국에 가는 사신들은 사무역, 즉 밀무역을 하기 위하여 우황청심원이 필수 휴대품이었다.

중국에서 인기있는 인삼이 부피가 있어 가져가다가 혹 국경에서 적발이 되면 큰 일이었지만,

우황청심원은 부피가 작아 휴대가 간편하고 비상약이라는 생각이 보편적이었으므로 국경을 넘다가 적발된다고 하더라도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 혹 적발된다고 하더라도 국경을 통과하거나 성문을 통과할 때 문지기에게 우황청심원(조선 종이도 인기 품목 중 하나였다.)을 주면 통과가 되었다고 한다.

이이명은 중국으로 사신으로 갈 때 청심원만 있으면 모든 것이 통할 수 있다고 적고 있다.
영조 41년(1765)에 서장관으로 청나라에 가는 숙부 억을 자제 군관으로 따라가 북경에 갔던 실학자 홍대용(洪大容)은 서양 과학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독일인으로 천주교 선교사로 청나라의 관상대장인 흠천감정(欽天監正)으로 있는 독일인 할레르슈타인(중국이름은 유송령)을 만나고자 하였다. 그러나 할레르슈타인은 이전에 자신을 만나러 왔던 조선 사람들이 성당에 침을 뱉으며 시끄럽게 굴었다는 이유로 거절하였다. 이에 홍대용은 중국 사람들이 가지고 싶어하는 조선 종이 두 다발과 조선의 명약 청심원을 예물로 보냈고 면담을 허락받았다.
할레르슈타인을 만나러 갔을 때 이번에는 문지기가 들여보내지 않자, 청심알 한 알을 뇌물로 주니 들어갈 수 있었다.
연암 박지원이 청나라 고종의 생일을 축하하러가는 사신으로 다녀온 뒤 저술한 『열하일기』에 의하면 ‘청나라 관리들은 너도 나도 우황청심원을 찾았다. 왜냐하면 중국에서 판매되는 우황청심원은 워낙 가짜가 많아 약효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보고싶은 책이 이었으나 돈이 없어 우황청심원으로 샀다.’ 라고 적고 있다.
중국의 높은 관리에서 일반 백성들, 그리고 명나라와 청나라에 와있던 서양 선교사까지 우리나라의 청심원은 인기가 있었으니 명약이었던 것이다.



반면 중국에서는 『패문운부(佩文韻府)』를 비롯한 중국의 옛 문헌에도 청심원이라는 말은 보이지 않고,

오늘날 많이 사용되고 있는 사전에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존 한문 사전 가운데 가장 방대한 모토바시(諸橋)의 『한화(漢和) 대사전』이나 9만 어휘가 수록된 세계 최대 규모의 『중한(中韓) 대사전』에도 청심원이란 말은 없다.

중국에서 청심원은 명나라 때 쓰여진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나오는데,

우황을 넣어 만든 우리나라의 제조법과 달리 꽈리 찧어 만든 보약일 뿐이다.

우리나라 문헌에 우황청심원이라는 말은 세종 때 편찬 간행된 『언해납약증치방』에 나오고 있다.

이 책에서는 우황청심원을 비롯한 37개의 약목록과 효과 및 금기 사항까지 기록하고 있다.

이어서 세조 때 전의감(典醫監)의 궁중의였던 임원준(任元濬)이 쓴 『두창집(痘瘡集)』과 광해왕 5년(1613)에 허준(許浚)이 책임자로 저술한 『동의보감』에서도 청심원의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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