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배우는 문화유산/창덕궁

창덕궁 인정전

윤의사 2016. 10. 2. 11:22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비가 오는 날이면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경복궁의 박석을 생각한다.

창덕궁의 박석은 경복궁의 자연스러움만은 못하지만,

박석 사이로 흐르는 물은 아름답다.

하지만 내가 갔을 때는 언제나 햇볕이 쨍쨍,

아쉬움이 크다.

품계석 사이에는 임금이 드나드는 어도가 박석보다 높게 나있다.

 

 

창덕궁 박석과 품계석

 

박석 사이로 난 잔디는 품계석 뒤로 서있던 관리들에게는 아주 좋은 쉼터이다.

왜냐하면 뜨거운 햇볕과 돌, 거기에 검은 색 가죽신은 발을 더욱 따스하게 했다.

박석 사이의 잔디는 뜨거움을 해소시키는 청량제라고나 할까?

 

'궁궐(宮闕)'은 내전을 뜻하는 '궁'과 외전을 뜻하는 '궐'로 구분한다.

내전은 임금과 그 가족과 권속들이 살림하는 구역이며,

외전은 임금과 신하들이 정사를 보는 곳이다. 

인정전의 정문인 인정문을 지나면 정면 5칸의 2층 집이 보인다. 

바로 인정전이다.

인정전의 2층 용마루에는 오얏꽃 무늬가 장식되어 있다.

고종이 황제로 즉위하면서 대한제국의 문장(紋章)을 '오얏 이씨'의 오얏꽃 무늬를 새기게 되었다.

고종으로서는 대한제국이 독립국임을 나타내고 싶었던 것이다. 

인정전은 '월대(月臺)'라고 부르는 기단이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인정전의 기단은 높은 댓돌 위에 넓게 만들어진 석조로 위 아래 구조의 '상하월대'이다.

 

 

 

인정전의 정문인 인정문, 용마루에 오얏꽃 무늬가 선명하다.

 

 

 

인정전의 모습, 용마루에 오얏곷 무늬가 있다. 

 

 

 

 

월대 중앙에 설치된 봉황 무늬

 

 

월대 중앙에 설치된 해태

 

월대 중앙에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중앙에는 봉황과 해태가 새겨져 있다.

왕실을 상징하는 용을 새기는데, 창덕궁 월대는 봉황을 새겼다.

중앙 계단은 의식을 거행할 때만 사용하며, 평소에는 임금도 다니지 않았다.

인정전의 안은 밖에서 2층이지만 단층으로 되어 있다.

이런 구조를 '통층'이라고 한다.

궁궐 1층의 높이가 보통 4.5m인데, 이곳의 가장 높은 부분은 15m에 가까울 정도로 만들어

위엄을 보이고 있다. 

창덕궁의 용마루는 '삼화토'로 감쌌다.

오늘날의 시멘트보다도 강도가 강하여, 날짐승이나 구렁이와 같은 동물들이 기와 사이에

둥지를 트는 것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근대화의 바람을 타고 창덕궁에는 전기가 들어와 전등이 설치되었으며, 내부 장식도 서양풍으로 하였다.

국보 제 225호인 인정전은 다른 정전의 내부가 '방전'이라는 질흙의 타일인데 비하여

마루를 깔았다.

어좌 뒤에는 일월오악병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해와 달, 그리고 다섯 봉우리를 그린 병풍이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나라 만의 독특한 양식이다.

유일하게 오키나와에서 비슷한 것이 보인다.

하지만 오키나와는 메이지 유신으로 일본에 병합되기 전 일본보다는 오히려 우리나라 문화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 일월오악병이 있지 않을까?

 

 

어좌와 일월오악병, 그리고 마루가 깔린 인정전 바닥,

전기가 들어오면서 전등이 설치되어 있고,

서양식 장식으로 천장이 화려하게 단청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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