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책

동북아역사재단의 뉴스레터에 연재한 글

윤의사 2015. 10. 2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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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에서 생활한 내게 왕릉은 초중학교 시절 단골 소풍 장소였다. 당시만 해도 능침 공간까지 관람할 수 있었기에 내려올 때는 정자각까지 잔디밭을 미끄럼 타듯이 내려왔다. 그래서 오랫동안 모든 왕릉의 능침은 잔디로 덮여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봉분이 억새로 되어있는 능이 있다 하여 얼마 전 경기도 구리시에 있는 건원릉을 찾았다.

 

동구릉 중의 한 부분인 건원릉은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의 단릉(單陵)이다. ‘건원릉이라는 능호는 조선을 건국한 왕이라는 뜻으로, 이후 만들어진 왕릉은 외자로 지었으나 이성계만큼은 존경의 표시로 능호에 두 글자를 썼다고 한다.

 

원래 이성계는 후비인 신덕왕후 곁에 묻히고 싶었으나, 태종이 그렇게 장사 지내주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함흥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하지만 이방원은 고려부흥 세력이 두려워 이곳 구리시에 능을 조성하고, 함흥에서 흙과 억새를 가져다 심었기 때문에 봉분이 억새로 덮인 독특한 외관을 갖게 되었다고 전한다.

 

능의 아래쪽 중앙에는 태종이 죽은 이성계와 대화하며 넋두리를 하던 배석(拜席)이 있다. 배석을 바라보며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효를 다해야 하는데 많은 자식들은 돌아가시고 나서야 깨닫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최근 화제가 된 영화 사도에서도 그랬지만, 부모와 자식 간의 대화가 얼마나 중요하며, 대화를 통해 서로 믿음을 쌓는 것이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새삼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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