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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은 관노의 음식이었다?

윤의사 2012. 11. 8. 11:15

요즈음 보양식으로 인기있는 음식 중의 하나가 추어탕이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추어탕은 양반가에서는 먹지 않는 음식이다.

조선시대에 편찬된 조리서에는 추어탕이라는 용어가 보이지 않는다.

추어탕에 대한 언급을 한 최초의 문헌은 이규경의 백과사전인 <오주연문장전산고>이다.

이 책에서는 추어탕이 아닌 추두부탕이라 되어 있다.

 

미꾸라지를 물이 담긴 항아리에 넣고 하루에 3회 물을 바꾸어주면서 5-6일 지나면 진흙을 다 토해낸다. 솥에다 두부 몇 모와 물을 넣고 여기에 미꾸라지 50-60마리를 넣어서 불을 때면 미꾸라지는 뜨거워서 두부 속으로 기어 들어간다. 더 뜨거워지면 두부의 미꾸라지는 약이 바싹 오르면서 죽어간다. 이것을 참가름으로 탕을 끓이는데, 이 탕은 경성의 관노들 사이에서 성행하는 음식으로 독특한 맛을 즐긴다.

                                                                                <조선시대의 음식과 문화>김상보지음, 가람기획

 

오늘날 먹는 추어탕과는 조리법이 다르다.

오늘날에는 통추어탕같은 경우 소금물에 미꾸라지를 넣어 진흙을 토해내게 하는데 비하여

옛날에는 인간적이었던 모양이다.

 

관노들이 힘든 일을 하면서 고기류는 너무 가격이 비싼데 비하여

미꾸라지는 냇가에서 쉽게 잡을 수 있어

보양식으로 끓여먹던 음식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추어탕은 점점 고급화되었다.

수제비나 시래기, 된장이나 고추장을 넣어 끓이는 오늘날과 달리

두부를 넣거나 심지어 표고버섯, 송이버섯, 소고기, 소곱창, 소의 양 등 고급 재료도 함께 넣어

오늘날보다 훨씬 고급스러운 추어탕 문화가 만들어졌음을 알 수가 있다.

관노의 음식이 반가의 음식으로 발전하면서 고급스런 음식이 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