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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도 환경오염을 막으려 했다?

윤의사 2011. 3. 3. 08:50

 

옛날에 환경오염이라는 용어는 없었다.

산업 혁명 이후에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석유와 석탄의 사용에 따른

대기 오염과 수질 오염 등 환경오염이 뒤따르게 되었던 것이다.  


옛날에는 자연도 생명을 가진 객체로 받아들여

더럽히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자연을 깨끗이 보존하고 절약해서 이용해야만

부엌을 관장하던 ‘조왕신’이 복을 주셔서 좋은 일이 생기고,

그렇지 않으면 인간에게 좋지 않은 일들이 생긴다고 여겼다.

이러한 믿음은 인간으로 하여금 물을 아껴쓰고,

물을 더럽히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만들었다.


조상들의 노력은 속담에 잘 나타나 있다.

매일 아침에 하는 세수에 나타난 속담으로 

“세숫물을 많이 쓰면 물에 빠져 죽는다”고 하거나

“세숫물을 많이 쓰면 저승가서 물을 구하지 못한다” 고 하여

물을 함부로 낭비하지 말고 아껴쓰도록 하였다.


물을 아끼자는 속담으로는

“머리감은 물로 발씻으면 저승에 가서 어머님을 뵙는다”고 하여

재활용의 중용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물을 많이 쓰면 쓸수록 그만큼 물이 흘러가는 개천은 더러워지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속담도 생겨났다.

“머리카락이 개천물에 떠내려가면 재수없다”거나

“개울에서 손톱을 깎으면 자기와 똑같은 사람이 나타난다”는 속담은

우리가 쓰는 세수나 목욕 등 신체를 닦은 물은

개천으로 흘러 저절로 깨끗해지지만,

머리카락이나 손톱은 오랜 시간이 지나야 썩어서 없어지기에 조심하라는 뜻에서 나온 속담인 것이다.


수질오염을 막기 위한 정화 장치로 ‘물챙이’가 있다.

물챙이는 ‘물+창(窓)’의 합성어로

싸리나무 줄기를 창살처럼 엮어서 개울에 가로질러 놓고

오물이 걸리도록 한 거름장치이다.

물챙이는 비가 내린다는 24절기의 하나인 곡우(穀雨) 무렵에

마을과 마을 사이나 마을의 끝을 지나는 개천에 설치하였다.

그러면 물챙이에는 물은 흘러 나가고,

나무 가지와 같은 쓰레기들은 걸리게 되어 수질 오염을 막을 수가 있었다. 나무 가지와 쓰레기는 수시로 건져 올려 말려서 땔감으로 쓰고,

남은 재는 논밭에 뿌려 거름으로 사용하였다.


환경오염을 막으려는 조상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아직도 시골에 가면 물챙이여울, 물챙이방죽, 물챙이다리 등의 지명이 남아 있으니, 옛날에 물챙이가 설치되었던 흔적이 남아있는 지역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