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인기있는 음식 중의 하나가 보쌈이다.
배추김치나 상추에 싸서 먹는 보쌈의 맛은 어떤 고기보다도 맛이 있다.
더구나 돼지고기가 기름기가 많아 건강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지만,
보쌈만큼은 기름기를 모두 빼내서 담백하게 먹을 수 있어
일본에서는 장수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렇다면 보쌈의 역사는 얼마나 오래되었을까?
보쌈하면 과부가 된 아녀자를 보자기에 싸가지고 호라비나 가난한 총각에게
시집을 보냈다.
성리학에서 재혼을 금기시하던 시대에 여자들이 새로운 세상을 맛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성라학자들의 눈에는 그렇게 긍정적일 수가 없을 것이다.
이에 보쌈이라는 음식명은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이런 까닭에 조선시대 음식에 관련된 많은 책들 속에 '보쌈'이라는 음식명은 보이지 않는다.
궁중음식을 모아놓은 <진찬의궤>나 조선 순조 때 빙허각 이씨가 지은
<규합총서>에도 보이지 않는다.
보쌈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900년에 서울의 유명 음식점인 '명월관'이었다.
그런데 보쌈은 그 이전에도 존재했다고 한다.
그 유래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개성 보김치'이다.
개성의 배추는 잎이 넓어 배추잎을 겹쳐 꽃잎처럼 펼치고,
그 속에 흰색의 넓은 주맥을 포기째 넣어 만드는 것이다.
그 위에 갖은 양념과 고기를 얹어 만드는 것이 '개성보김치'이다.
속의 넓은 주맥은 남자들이 먹고, 바깥의 잎은 여자들이 먹었다고 한다.
두 번째는 양반들이 1년 동안 고생한 노비들에게 내려준 음식이라는 것이다.
김장을 담글 때 양반들이 1년동안 일하느라 고생한 노비들에게
돼지 고기를 삶아 갓 만든 김장김치와 함께 주면서
고기와 김치를 같이 먹으며 생겨난 음식이라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보쌈'이라는 성리학자들의 거리낌으로 이름없던 음식이
비로소 이름을 얻게 되고 국민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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