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제7대 임금 세조가 피부병으로 고생을 하다가 오대산 상원사를 다녀오면 나을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부처님의 보살핌로 내 병을 고쳐야 하겠다. 내 오대산 적멸보궁으로 갈 것이니 차비를 하도록 하여라.”
세조의 어가는 보름 여만에 상원사에 도착했다.
“아, 피곤하구나. 어디 가서 좀 씻어야겠어. 여봐라, 행렬을 물려라. 짐은 저기 아래에 혼자 가서 목욕을 해야겠다.”
세조는 계곡으로 내려가 몸을 담갔다.
“아, 시원하다. 그런데 어디 등 좀 밀어 줄 사람 없나.”
자신의 추한 몸을 보이기 싫었던 세조는 신하들의 접근을 금지한 터라 주위에는 사람이 없었다.
때마침 지나가는 동자 스님이 있어 세조는 반갑게 말을 걸었다.
“얘야. 이리 와서 내 등 좀 밀어주지 않으렴.”
“네, 그렇게 하지요.”
동자 스님은 계곡으로 내려와 임금의 등을 쓱쓱 문지르기 시작했다.
“아이쿠, 시원하구나.”
세조는 오랜 여행에 피곤했던 몸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지는 듯 했다. 세조는 자신이 피부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백성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동자 스님에게 다짐을 받으려는 듯 말을 걸었다.
“얘야, 너 어디 가서 피부병에 걸린 임금님의 등을 씻어 주었다는 말을 하면 안된다. 알겠지?”
그러자 동자 스님도 대답했다.
“네, 전하. 그런데 전하께서는 어디 가서 오대산에 갔더니 문수동자가 등을 씻어주었다는 말을 해서는 안됩니다.”
순간 세조는 깜짝 놀라 등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동자 스님은 간 데 없고 피부병으로 진물이 범벅이 되었던 자신의 몸은 백옥같이 치료돼 있었다.
“내가 문수보살님을 친견하고 가피를 받았구나. 문수보살님 감사합니다.”
세조는 감동하여 화공을 불러 자신이 친견했던 문수보살을 그리게 하고, 그 모습대로 목조각 상을 만들어 상원사에 봉안하게 했다.
그 보살상이 현재 상원사에 봉안돼 있는 상원사 문수동자좌상(국보 제221호)이다.
상원사에서 피부병을 고친 세조가 상원사를 참배하기 위해 법당으로 향했다.
그때 고양이 두 마리가 세조의 옷 소매를 물고 법당으로 끌어당겼다.
“이게 무슨 일인가?”
세조는 황당해하며 법당을 뒤지게 했다.
그러자 법당 마루 아래에 임금을 살해하려고 한 자객이 숨어 있었다.
고양이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세조는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고양이에게 강릉의 기름진 땅 5백마지기를 하사하였다. 그리고 고양이 석상을 세웠다. 상원사 주지스님에게는 고양이 석상을 잘 관리하라는 의미에서 상원사를 중심으로 사방 80리 땅을 하사했다. 고양이를 위해 하사한 땅을 '묘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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