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배우는 문화유산/우리나라의 볼거리

황룡사터

윤의사 2008. 9. 14. 14:02

 

경주 국립 박물관에서 안압지 뒤쪽의 길을 가다보면 황룡사터가 나온다. 경주시 구황동에 자리잡은 황룡사터는 경주를 모르는 사람이 가면 도로 옆의 눈에 보이는 부분만을 보고 올 것이라고 생각이 미치니 많은 아쉬움을 남았었다. 진짜 황룡사터는 울타리로 가로막히고 철문이 굳게 닫혀 있으니, 안내하는 표시석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황룡사는 1976년부터 7년에 걸쳐 조사가 실시되어, 동서의 길이 288M, 남북의 길이 281M, 총면적 2만여 평으로 동양(東洋)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절이다. 현재 눈에 보이는 터도 어마어마한 넓이였다. 황룡사가 처음 지어진 것은 진흥왕 14년(553년)이다. 진흥왕은 한때 흥륜사의 주지 스님일 정도로 불교에 대한 믿음은 대단하였다. 궁궐을 지으려다 누런 용이 나타났기에, 진흥왕은 황룡이 나타난 곳에 절을 짓고 ‘황룡사(黃龍寺)’라 하였던 것이다. 진흥왕때 처음 짓기 시작한 공사가 완공(完工)된 것은 93년 후인 선덕여왕 13년(645년)에 이르러서였다. 빨리빨리병을 통하여 건축물을 완공한 후에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탄탄한 기초와 정성을 다하여 건축하는 조상들의 지혜를 본받아야 하겠다. 황룡사에서 유명한 것은 몽고의 3차 침입때에 불에 타버린 9층탑이다. 9층탑이 만들어진 이유를 『삼국유사』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자장율사가 하루는 이곳 형산강변을 산책하고 있는데 신이 나타나 말했다. “황룡사에 구층탑을 세우고 죄인들을 놓아 주거라. 그러면 이웃 나라가 항복할 것이며, 나라에 걱정이 없고, 태평한 세상이 될 것이다.” 자장율사는 곧 선덕여왕에게 신의 뜻을 알렸다. 선덕여왕은 백제의 탑기술자인 아비지로 하여금 탑을 쌓게 하였다. 아비지가 탑을 쌓다가 백제가 망하는 꿈을 꾸었다. 그리하여 탑을 쌓는 공사를 중지하고 백제로 가려고 하였다. 이때 땅이 진동하고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한 노스님과 장사가 나타나 9층탑의 중심 기둥을 세우고 사라졌다. 이 광경을 본 아비지는 마음을 고쳐먹고 탑을 완성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탑은 9층이다. 9층으로 쌓은 것은 1층부터 일본, 중국, 오월, 탁라, 응유, 말갈, 단국, 여적, 예맥 등 아홉 나라의 침입(侵入)을 막기 위함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사실은 서로가 치열하게 싸우고 있던 고구려나 백제를 적으로 말하지 않은 사실이다. 서로가 같은 민족(民族)이라는 동질성을 가지고 있단 말인가? 2년간의 공사 끝에 만들어진 9층탑은 한 변의 길이가 22.2M이며, 높이는 80M가 되는 엄청난 규모였다. 그러나 안타깝게 나무로 만들어졌기에 고종 25년(1283년)에 몽골의 침입으로 불에 타서 없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황룡사금당지

 

                                                            황룡사9층탑유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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