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의 일상

김치

윤의사 2007. 7. 1. 16:38
요즈음에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다. 하루에도 신문이나 T.V.에 청소년들의 흡연, 폭력, 약물 남용 등에 관한 기사나 그림이 나오지 않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이런 것이 일어나는 배경으로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에는 음식 문화도 중요한 몫을 차지하였다. 오늘날 산업 사회의 발달로 사양의 많은 음식이 들어왔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인스턴트 식품이다. 즉석 라면 등 물만 부으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많다. 그러다 보니 우리 나라의 전통 음식은 식탁에서 멀어지고 있다. 그리하여 김치를 못먹는 청소년은 물론이고 김치 냄새마저도 싫어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 흡사 김치를 처음 먹는 서양 사람의 모습이다. 우리 나라에서 인기가 떨어지는 김치가 서양에서는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등 건강 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서양 사람들은 자신들이 먹는 김치가 일본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일본은 이를 수출의 효자 상품으로 키우고 있어서, 우리 나라의 김치는 더욱 그 위치가 좁아지고 있다. 건강 식품인 김치는 사람의 건강 뿐만 아니라 마음도 순화시켜주면서 기다리는 끈기를 키워준다. 김치가 발효 식품이기 때문이다. 즉, 김치를 해놓고 약 2~3일을 기다린 후에 먹어야 제 맛이 나며, 심지어는 1년을 발효시킨 뒤에 먹는 경우도 있다. 익지않은 것을 먹을 경우에는 날 내가 나서 먹기가 곤란한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기다려야 한다. 기다려야 제 맛이난다. 그러나 오늘날 신세대 주부들은 김장이나 김치 담그기를 포기하는 이른바 ‘김포댁’이 늘어나고 있다. 더구나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가정에서 김치를 하기 보다는 사서 먹음으로써 청소년들이 김치를 하고 기다리는 문화에 익숙하지 못하게 되었다. 가정에서 김치를 담가 기다리거나, 자녀와 함께 김치를 담금으로써 김치의 맛을 느끼게 해주고, 가정에서 청소년과의 대화를 늘려 그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먹는 것을 기다리는 것만큼 즐거움은 없을 것이다. 김치는 겨울이 긴 우리 나라에서 썩기쉬운 채소를 오랫동안 보관하면서 먹을 수 있도록 개발해낸 식품이다. 처음에는 무, 오이, 가지, 부추, 죽순, 마늘 등을 소금으로 절이거나 술이나 술지게미, 소금을 함께 넣어 절인 일종의 장아찌에 가까웠다. 이러한 김치가 임진왜란 이후 고추가 들어옴과 더불어 고추의 매운 성분이 비린내를 없애주자, 젖갈류를 양념으로 사용하여 획기적으로 발전하였으며 영양의 집합체 구실을 하게 된 것이다. 유구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김치를 청소년들에게 알리고, 함께 만들고 기다리는 즐거움을 맛보게 한다면 청소년 성격의 인스턴트화는 진정되면서 마음도 순화도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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