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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의 소서팔사(消暑八事)

윤의사 2024. 7. 3. 13:21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특히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 무더위가 더욱 심하다.

우리 조상들이 더위를 이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 중에서 다산 정약용 선생은 1824년 63세 때 고상하면서도 우아하게 더위를 이기는 8가지 피서법을 시로 쓴 '소서팔사(消暑八事)'를 실천하였다. ‘소서팔사’란 선비의 지혜로 더위를 잠시라도 잊을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보면

 

​第一事, '松壇弧矢(송단호시)'
첫 번째가 ‘솔밭 둑에서 활쏘기’

 

第二事, '槐陰鞦韆(괴음추천)'
두 번째가 ‘'느티나무(회나무) 아래에서 그네타기’'

第參事, '虛閣投壺(허각투호)'
세 번째가 ‘'텅빈 정자에서 투호놀이 하기’'

第四事, '淸簟奕棊(청점혁기)'
네 번째가 '‘서늘한 대자리 깔고 바둑 두기’'

第五事, '西池賞荷(서지상하)'
다섯 번째가 '‘서쪽 연못의 연꽃 구경하기’'

第六事, '東林聽蟬(동림청선)
여섯 번째가 '‘동쪽 숲속에서 매미소리 듣기’'

第七事, '雨日射韻(우일사운)
일곱 번째가 ‘'비오는 날 한시 짓기’'

第八事, '月夜濯足(월야탁족)'
여덟 번째가 '‘달밤에 개울가에서 발 씻기'' 랍니다.

 

오늘날에는 에어컨이나 선풍기로 더위를 물리치지만, 우리 조상들은 선비 체면에 옷을 벗을 수도 없고 서민들처럼 물 속으로 텀벙 들어갈 수 없었던 선비들에게 더위를 피하는 ‘피서(避暑)’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수양함으로써 더위를 잠시 잊는 ‘망서(忘暑)’로 이겨냈다.

조선의 대표적인 성리학자 남명 조식 선생은 한 여름 제자들과 함께 지리산 여행을 떠났고, 추사 김정희는 북한산에 올라 진흥왕 순수비를 탁본했다. 이열치열(以熱治熱)로 더위를 이겨낸 조상들이라 하겠다.

올 여름도 많이 무더울 것으로 예상된다. 조상들의 선비정신으로 더위를 이겨 건강한 여름을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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