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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장사 왕서방

윤의사 2024. 6. 9. 15:01

비단장수 왕서방 명월이 한테 반해서
비단 팔아 모은 돈 퉁퉁 털어서 다 줬어
명월이 하고 살아서 왕서방 기분이 좋구나
비단장수 왕서방 명월이 한테 반해서
비단 팔아 모은 돈 퉁퉁 털어서 다 줬어
밥이나 먹어도 명월이 잠이나 자려해도 명월이
명월이 생각이 다 나서 왕서방 병들어 누웠어

돈이가 없어도 띵호와 명월이 하고 살아서
왕서방 기분이 좋구나 명월이 하고 살아서
왕서방 죽어도 괜찮다
밥이나 먹어도 명월이 잠이나 자려 해도 명월이
비단 팔아 모은 돈 모두 털어 버리고 돈 한 푼 없는
왕서방 기분 좋구나
명월이 하고 살아서 왕서방 기분이 좋구나

 

 1938년에 가수 김정구 님이 발표한 만요(희극가요)인 '왕서방 연서'는  부유한 화교 상인이 기생 명월이에게 품은 연정을 소재로 한 노래로 당시 일제강점기였고 부유한 화교상인이 많았던 시기에 중국인을 풍자한 노래로 인기를 끌었다.   

이 노래를 소재로 1961년에는 '비단장사 왕서방'이라는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노래에서 보듯이 왕씨성은 중국을 대표하는 성인 듯하다.

10년 중국에서 조사한 성씨 인구에 의하면 왕씨성을 가진 사람이 가장 많아 1억 명에 가까웠다고 한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김씨, 이씨, 박씨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노래에서 비단장사 왕서방은 일반적인 중국 사람을 말한다.

 

그런데 실제 비단장사 왕서방은 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

청나라 시대까지 중국에서 부유한 곳 중 하나가 가흥 지방이다.

가흥 지방이 부자가 된 이유는 바로 비단 때문이다. 

풍부한 수량과 일조권이 좋아 뽕나무가 잘 자라고 누에를 치기에 좋은 조건이었다.

그런 까닭에 가흥 사람들은 대개 누에를 치어 비단을 생산하였다.

이 비단을 중국에서 팔기보다 서쪽으로 가 서역에 팔았다. 

즉 '비단장사 왕서방'에서 '왕서방'은 '往西方'으로 '비단장사가 서쪽인 서역으로 가서 비단 무역을 했다는 뜻이다.

비단장사가 서역으로 갔던 길을 '실크로드 (Silk Road)'라고 한다.  이 명칭은 1877년 독일의 지리학자인 리히텐호펜이 중국에서 중앙아시아, 인도로 이어지는 교역로를 그 주요 교역품이 비단이라는 것에 바탕을 두고 그의 저서 <China>라는 책에서 '자이덴 슈트라쎄(Seiden strasse)'라고 이름을 지은 것에서 나왔다. 그 후 1910년 독일의 동양학자 알버트 헤르만이 교역로를 중국에서 시리아까지 간다고 주장하였고, 중국 장안에서 출발하여 돈황-천산산맥-타클라마칸사막-파미르고원-중앙아시아-지중해(시리아)까지 이어지는 오아시스길을 말한다.

실크로도를 통해서 한나라 때 만들어진 종이가 8세기 고구려 후손인 고선지에 의해 서방세계에 제지술이 전파되어

서양의 제지술과 학문 발달에 공헌하였다. 또한 화약의 전파로 중세 봉건사회가 붕괴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실크로드는 동양에 불교를 전해주었고, 헬레니즘문화의 영향으로 불상이 제작되었다. 

오늘날 시진핑이 추구하는 일대일로는 중국의 상술을 대표하는 정책이라 하겠다.

이프리카까지 연결되는 일대일로 정책은 중국으로부터 차관을 제공받았던 나라는 어김없이 디폴트가 선언되어

중국에 유리한 조건으로 자원 등의 담보 물건이 제공되며 경제를 지배하는 형국이다.  

 

김정구 님의 노래에서는 중국인을 대표하는 성씨인 왕서방이지만, 원래 '비단장사 왕서방'은 '비단을 팔기위해 서쪽 지방인

서역으로 가는 무역'을 뜻한다.(사진:부안누에타운)

누에와 누에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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