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동쌤의 역사 속의 오늘은?

교수님들이 일어났다.

윤의사 2024. 4. 25. 20:13

3.15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가 419일 유혈사태가 일어나고, 비상계엄이 선포된  후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대도시에서는 큰 시위가 일어나지 못했다.

6일 후 1960425일 전국대학교수 대표들이 모여 시국수습을 위한 선언문을 발표하고 시위에 나서면서 탄압에 멈추었던 시위가 다시 일어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날 오후 3,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 모인 258명은 대통령을 위시한 여야 국회의원들과 대법관 등은 3.15부정선거와 4.19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동시에 재선거를 실시하라는 요지의 14개 항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어 4백여 교수들은 ‘4.19의거로 쓰러진 학생의 피에 보답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계엄하에서 오후 545분 교문을 나와 종로, 을지로 입구, 미국 대사관을 거쳐 국회의사당 앞까지 평화적인 시위를 감행, 서울 시가를 행진했다.

교수들은 국회의사당 앞에 당도하여 시국선언문을 다시 낭독하는 것으로 시위를 마쳤으나,  4.25 교수단 데모는 시민과 학생들의 절대적 지지를 불러일으켜 그날 밤부터 다시 시민학생들이 궐기했으며, 26일 또다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 마침내 이승만의 하야를 촉진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 4.25 시국선언문 대학교수단 -

 

부정불의에 항거하는 민족정기의 표현

 

이번 4.19의거는 이 나라의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계기이다. 이에 대한 철저한 과정이 없이는 이 민족의 불행한 운명은 도저히 만회할 길이 없다. 이 비상시국에 대비하여 전국 대학교수들의 양심에 호소하여 좌와 같이 우리의 소신을 선언한다.

 

1. 마산, 서울 기타 각지의 데모는, 주권을 빼앗긴 울분을 대신하여 궐기한 학생들의 순진한 정의감의 발호이며 부정불의에 항거하는 민족정기의 표현이다.

2. 이 데모를 공산당의 조종이나 야당의 사주로 보는 것은 고의의 왜곡이며 학생들의 정의감의 모독이다.

3.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데모에 총탄, 폭력을 기탄없이 가함은 민주화 자유를 기본으로 하는 대한민국의 국립경찰이 아니라 불법과 폭력으로 권력을 유지하려는 일부 정치집단의 사병이었다.

4. 누적된 부패와 부정과 횡포로써 이 민족적인 대참극과 치욕을 초래한 대통령을 위시하여 여야 국회의원 및 대법관들은 그 책임을 지고 물러서지 않으면 국민과 학생들의 분노는 가라앉기 힘들 것이다.

5. 3.15 선거는 부정선거이다. 공명선거에 의하여 정·부통령 선거를 실시하라.

6. 3.15 부정선거를 조작한 주모자들은 중형에 처하여야 한다.

7. 학생 살상의 만행을 위해서 명령한 자 및 직접 하수한 자는 즉시 체포 처단하라.

8. 모든 구금된 학생은 무조건 석방하라. 실형, 구금된 학생중에서 파괴와 폭행의 엄행이 있더라도 동료의 피살에 흥분한 비정상 상태의 행동이요, 파괴와 폭행이 본의가 아닌 까닭이다.

9. 공적 지위를 이용하여 부정축재한 자는 관, , 민을 물론하고 가차없이 적발, 처단하여 국가의 기강을 세우고 부패와 부정을 방지하라.

10. 경찰의 중립화를 확고히 하고 학원의 자유를 절대 보장하라.

11. 학원의 정치도구화를 포기하라.

12. 곡학아세하는 사이비 학자와 정치도구화된 소위 문화, 예술인을 배격한다.

13. 학생, 제군은 38선 이북에서 호시탐탐 공산도배들이 제군들의 의거를 백퍼센트 선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경계하라. 또한 38선 이남에서는 반공의 명의를 남용하는 방식으로 제군들이 흘린 피의 정치도구화를 조심하라.

14. 시국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학생들은 흥분을 진정하여 이성을 지켜서 극히 학업의 본연으로 돌아오라.

1960425일 대학교수단(국립4.19국립묘지, 사진:진성규 교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