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역사문화사전/우리말 어원

좌우지간이 당간지주에서 나온 말

윤의사 2022. 12. 6. 19:41

좌우지간(左右之間)좌우간(左右間)’으로 왼쪽과 오른쪽의 사이라는 뜻으로 쓰이다가, 아마도 우리 조상들이 가장 안정적으로 생각하는 넉 ()’에 맞추다 보니, 어조사 ()’가 들어가 좌우지간(左右之間)’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좌우지간(左右之間)’좌우당간(左右幢竿)’에서 변이된 것이라고 추측한다. ‘당간(幢竿)’은 사찰로 들어가는 입구나 혹은 대웅전 앞에 설치한 불화를 그린 기인 ()’을 내거는 기둥이다. 통일신라 이후 사찰에 만들어졌으며, 찰간(刹竿)장간(長竿)정간(旌竿)기간(旗竿)치간(幟竿)번간(幡竿)범장(帆檣)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당을 걸어두는 이유로는 사찰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을 알려 사악한 것을 물리치기 위한 것사찰이 신성한 곳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당간은 충청북도 청주의 용두사터 당간, 경기도 안성의 칠장사 당간, 충청남도 공주의 갑사 당간이다. 청주 용두사터 당간은 64센티미터 높이의 원통형 철통을 이어 만들었다. 당간에 새겨진 용두사철당기(龍頭寺鐵幢記)’에 의하면 원통형 철통이 애초 30개였다고 하는데, 현재는 20개만 남아 있다. 원래 19.2미터였지만 현재는 12.7미터이다. 청주에 전해오는 이야기로 예로부터 청주에는 q만 오면 개천에 물이 넘쳐 홍수가 많았는데, 한 점쟁이가 말하기를 큰 돛대를 세워 놓으면 이 지역이 배의 형상이 되어 물난리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 하였다. 점쟁이의 말에 따라 이곳에 돛대처럼 생긴 당간을 세워 놓으니 물난리가 없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옛날 청주를 부르기를 배를 닮은 고을이라 하여 주성(舟城)’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안성시 죽산면에 있는 칠장사 당간은 원통형 철통이 15개가 연결되어 높이가 9.75미터이다. 원래는 30개의 원통형 철통이 있었다면 역 19.5미터이므로 청주 용두사터 당간과 비슷한 높이일 것이다. 공주 갑사의 당간도 원통형 철통이 24개로 이루어져 있으나, 원래는 28개였다고 한다. 조선 고종 30(1893)에 벼락을 맞아 4개가 없어졌다고 함으로 높이는 용두사나 칠장사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이러한 높이의 당간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당간지주(幢竿支柱)가 필요하였다. 이 지주는 당간이 흔들리거나 쓰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 당간 좌우의 모양이나 크기가 같아야 했다. 당간지주의 좌우의 크기나 모양이 동일하게 한 쌍으로 세워 같다라는 의미에서 모양이나 조건 등이 어떻든지 간에 무조건의 뜻으로 쓰였다. 그런데 좌우지당간으로 처음 사용되었다가 이 생략되고 오늘날은 좌우지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분황사 당간지주(출처: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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